[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특정한 자국 산업 경쟁력 높일때 보호무역 필요하지만 효과 한계 지나치면 세계 경제 큰 위기 불러 자유무역의 혜택 다양하지만 나라별-개인별 편차 더 줄여야
A. 최근 들어 관세폭탄, 무역전쟁 등 무시무시한 용어들이 뉴스에 자주 등장합니다. 경제 대국인 미국이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서 생긴 건데요. 이런 무역분쟁이 세계 경제에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미국에 대응해 중국 등이 보복조치를 취하면서 전 세계가 분쟁에 휩쓸리게 됐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도 글로벌 무역분쟁의 해결 없이는 세계 경제의 동반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보호무역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아직 경쟁력이 부족한 산업이나 방위산업을 키운다든지, 아니면 재해나 재난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 식량을 확보해 둬야 하는 상황이 그렇습니다. 이때 정부는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 가격을 비싸게 만들거나 수입상품의 수량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 수입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의 수단을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보호무역을 하면 국제교역이 무너져 글로벌 경제위기를 더 심화시킨다는 것을 세계 각국은 체험한 바 있습니다. 이에 각국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을 체결한 데 이어 1995년에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출범시켜 보호무역을 억제하고 자유무역을 확대해 왔습니다.
그러면 자유무역은 어떤 이득을 줄까요? 많은 나라는 천연자원, 노동, 자본, 기술력 또는 기후조건 등 여건이 서로 다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석유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 대신 우리나라는 최첨단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국이 주어진 여건을 잘 활용해 상대적으로 싸게 만들 수 있는 물건을 생산하고 서로 교환하면 소비자는 자기 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습니다. 자기 나라에서 생산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무역을 통해 좀 더 싸게 살 수도 있습니다. 또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을 통한 이른바 ‘규모의 경제’로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유무역은 각국의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더 많은 만족을 주면서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어 왔습니다. 여러 나라의 물건과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국가 간 문화교류를 촉진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유무역은 전 세계 국가들이 더 풍요로운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럼에도 보호무역주의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유무역이 주는 혜택이 나라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나라는 자유무역의 이익을 많이 받지만 어떤 나라는 이익이 적거나 보호해야 할 산업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보호무역이 오랫동안 지속되기는 어렵습니다. 보호무역은 미중 무역 갈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상대국의 보복조치를 유발합니다. 또 보호한다고 해서 해당 산업의 경쟁력이 꼭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요.
자유무역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자유무역으로 분명 국가의 전체 이익은 증가하지만 국민 개개인으로 봤을 때는 모두가 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농산물시장을 개방하면 외국의 값싼 농산물이 수입돼 농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유무역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역에서 나오는 이익을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