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비중 5.43%… 작년比3.27%P↓ 국제유가 들썩… 국내 영향 미칠듯 초경질유 의존 큰 업계는 비상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에 대한 예외’를 더는 인정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국내 산업계가 향후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그간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을 꾸준히 줄여왔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석유화학업계는 저렴한 이란산 원유를 못 쓰게 돼 단기적으로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한다.
22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1, 2월 한국의 이란 원유 수입 비중은 5.43%로 지난해 같은 기간(8.70%)에 견줘 3.27%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며 한국 등 8개국에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지만, 그동안 꾸준히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여온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1, 2월 2.47%였던 미국산 원유 수입 비중은 올해 같은 기간 10.93%로 늘었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금지돼도 급격한 유가 상승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란산 원유 비중을 낮추고 대체국의 비중을 높여 다음 달로 예정된 일몰 충격에 대비해 왔다는 것이다.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주원료로 써온 국내 석유화학업체가 특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산 초경질유는 값싸고 품질이 좋다. SK인천석유화학과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등 석유화학업체들은 올해 1분기(1∼3월) 이란산 원유 2076만4000배럴을 수입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 이전에는 전체 이란산 원유 수입량 중 초경질유 비중이 70% 안팎이었지만 올해 들어선 전량이 초경질유였다.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예외 조치가 연장될 거라는 전망이 많았기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고 했다.
대안은 카타르 미국 러시아 나이지리아 등 다른 산유국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초경질유는 이란산보다 가격은 비싼 반면 나프타 함량이 떨어져 품질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황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