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시간 2분 30초마다 배차, 급행-완행 번갈아 정차역 진입 9호선 배차 간격의 절반 급행 2020년대 도입… 12개역 정차
22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서울시 ‘4호선 급행화 추진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시는 4호선 급행을 9호선 급행(김포공항역∼중앙보훈병원역) 운행 방식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이에 따르면 급행과 완행은 가장 혼잡한 시간대인 출근 시간대(오전 7∼9시)에 ‘1 대 1’ 비율로 운행한다. 현재 이 시간대 배차 간격은 2분 30초다. 급행이 생기면 급행 정차역 기준으로 2분 30초마다 급행과 완행이 번갈아 서게 된다.
대피선 설치 역, 즉 급행이 완행을 추월하는 역은 충무로역을 기준으로 북쪽으로는 쌍문역∼충무로역, 남쪽으로는 충무로역∼사당역 사이에 1곳씩 설치된다. 이들 추월역은 현재 상하행선 승강장이 가운데 선로 2개를 두고 마주보는 형태의 기존 역에 마련된다.
시는 이들 역 가운데 두 곳을 선정해 양쪽 승강장 바깥에 새 터널을 뚫고 그 자리에 대피용 선로를 놓을 계획이다. 이는 9호선 가양역, 동작역과 같은 형태가 된다. 이 두 역의 승강장 왼쪽은 급행, 오른쪽은 완행이 정차해 승객이 어느 한쪽을 골라 탈 수 있도록 돼 있다.
급행 운행으로 인한 시간 단축 효과는 구간마다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고개역∼사당역의 4호선 전 구간을 이용하는 승객은 급행이 앞선 완행을 2번 추월하게 돼 소요 시간이 기존 53분에서 44분으로 9분 줄어든다. 노원역∼동대문역, 충무로역∼이수역처럼 중간 구간을 이용하는 승객도 급행이 완행을 1번 추월해 몇 분을 아낄 수 있다.
앞서 서울시는 2월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을 발표하고 4호선 급행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서울 강남권에서만 운행 중인 급행을 강북권에 처음 공급한다는 취지다. 총사업비는 2372억 원으로 시비(市費) 1423억 원, 국비 949억 원이 투입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노선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하철 3호선과 4호선을 서울역이나 동대입구역 등에서 연결해 한 노선처럼 운영하는 방식도 검토됐지만 경제성이 가장 높게 나온 4호선 급행을 먼저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달 말 4호선 급행화를 비롯한 도시철도망 구축 사업의 확정과 승인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국토부가 하반기 최종 승인하면 시의 투자사업 심의, 설계와 시공사 선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중 착공한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국토부의 심의, 지역주민 여론 수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타당성 조사 과정 등에서 구체적인 착공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