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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2차 집권후 보선서 첫 패배… 리더십 상처

입력 | 2019-04-23 03:00:00

직접 지원유세 나선 오사카 내줘… 각료들 잇단 설화도 위기감 키워
아이돌-91세 시의원 지방선거 당선




“단순히 선거 패배가 문제가 아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정권에 부정적인 사건이 잇달아 터져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다.”

일본 외교 소식통은 22일 자민당 내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최근 후쿠시마(福島) 수산물 수입 규제와 관련한 한국과의 세계무역기구(WTO) 소송에서 일격을 당한 아베 정권이 전날 오사카 및 오키나와 보궐선거에서 모두 패하면서 리더십과 국정 장악력에 타격을 받았다는 의미였다.

자민당 후보들은 21일 선거에서 모두 야권 후보에게 패했다. 아베 총리가 직접 선거 전날 방문해 지원유세를 펼쳤던 오사카 선거에서도 지역 정당인 일본 유신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오키나와에서는 후텐마 미군기지 비행장의 오키나와 내 이전을 반대하는 민심이 위력을 발휘했다.

2012년 말 2차 아베 정권 출범 이후 7차례 보궐선거에서 아베 정권이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듭된 승리로 ‘선거의 아베’로 불렸던 만큼 아베 총리에게 당황스러운 결과인 셈이다. 아사히신문은 22일 아베 총리가 “자민당 모두가 결과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패배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고위 각료의 잇단 설화 및 사퇴도 자민당 내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의 지역구 사업을 내가 알아서 추진했다”며 ‘손타쿠(忖度·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행동함)’ 논란을 일으킨 쓰카다 이치로(塚田一郞) 전 국토교통성 부대신, “동일본 대지진 복구보다 여당 정치인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전 올림픽담당상이 대표적이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정권이 다음 달 1일 나루히토 국왕 즉위 및 6월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실적을 내면서 7월 참의원 선거 반전을 기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과정에서 아베 총리가 지지층인 우익 결집을 위해 한국에 대해 강경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1일 실시된 통일지방선거에서는 이색 경력자도 대거 뽑혀 눈길을 끌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시부야구 선거에서는 여성 아이돌 ‘가멘조시(假面女性)’의 전 멤버 하시모토 유키(橋本ゆき·26) 후보가 당선됐다. 2016년 명문 도쿄대 문학부를 졸업해 ‘도쿄대 아이돌’로도 유명하다. 정원이 15명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의회 선거에서는 91세의 야마다 하루오(山田治雄) 의원이 12선을 달성했다. 현재 일본 최고령 시의회 의원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