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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폭장치 87개 발견… 스리랑카 추가테러 우려

입력 | 2019-04-23 03:00:00

테러사망 290명… 용의자 24명 체포
시리세나 대통령 비상사태 선포
가짜뉴스 봉쇄 명목 SNS 차단, 생사여부 등 확인 가로막혀 혼란




테러 희생자 촛불 추모 21일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시민들이 스리랑카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성당과 호텔 등 8곳에서 일어난 연쇄 폭발 테러로 최소 290명이 사망하고 5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카라치=AP 뉴시스

부활절인 21일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한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한 교회 인근에서 22일 추가로 폭발이 발생했다. 다만 이번 폭발은 스리랑카 경찰이 승합차에서 폭탄 해체 작업을 벌이던 중 발생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스리랑카 경찰은 콜롬보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폭발물 기폭장치 87개를 발견했다고 밝히는 등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날 자정을 기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연쇄 폭발 테러의 사망자도 22일 현재 최소 29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부상자 500여 명 중 상당수가 중상자임을 감안할 때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 테러의 배후로 급진적 이슬람 단체인 ‘NTJ(National Thowheeth Jama‘ath)’를 지목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가톨릭 성당과 관광지에 대한 자살폭탄 공격은 이슬람국가(IS)의 방식”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 수사 당국은 용의자 24명을 체포하고 현재 외국과의 연결고리가 있는지도 수사를 하고 있다. 8건의 연쇄 폭발 가운데 6건은 자살 폭탄테러에 의한 것이라는 점도 밝혀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사회 혼란을 우려한 스리랑카 정부가 ‘가짜뉴스 차단’을 이유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차단했지만 이것이 지인의 안위를 확인하려는 시민들 간 연락을 가로막아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시민은 “영국 런던에 있는 지인들로부터 소셜미디어 메시지가 왔지만 내용을 확인할 수도, 답장을 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국제기자연맹도 “소셜미디어 차단이 잘못된 정보로 인한 폭력을 줄여준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테러 정보를 사전에 인지했지만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두고 스리랑카 정부 내부의 분열 조짐도 나타났다. 하린 페르난도 통신장관은 “당국이 이번 테러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며 정보당국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를 “거짓 보고서”라고 반박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