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진출 앞둔 류은희 MVP
“지금까지 이런 기쁨은 없었다” 부산시설공단 선수들이 22일 핸드볼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SK에 27-20으로 승리해 2승 1패로 우승을 확정한 뒤 코트로 뛰어나와 환호하고 있다.부산시설공단은 2011년 핸드볼 코리아리그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석권해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22일 핸드볼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부산시설공단의 창단 첫 통합우승이 확정된 순간, 경기 중 상대 선수에게 얼굴을 밟혀 오른쪽 눈 주변이 벌겋게 될 정도로 치열한 경기를 치른 에이스 류은희(사진)의 얼굴에 기쁨과 함께 아쉬움이 스쳐갔다.
이날 경기는 류은희에게 한국무대 고별전이었다. 오래전부터 유럽무대 진출을 꿈꿨던 류은희는 다음 시즌부터 프랑스 리그에 뛰어든다. 한국 여자 선수로는 2011년 오성옥이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활약한 이후 8년 만이다. 국내 핸드볼 여제로 불리며 부산시설공단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고 개인 통산 3번째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그는 “오랜 꿈이었고 더 이상 미루면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며 “큰 무대에서 더 발전해서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우승을 향한 끊임없는 투자가 부산시설공단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많다. 2016년 10월 인천시청의 ‘우승 청부사’ 류은희 영입을 시작으로 부산시설공단은 심해인, 권한나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매년 영입해 전력을 끌어올렸다. 올 시즌 개막 전 1순위 지명권을 얻어 185cm 장신 강한나를 영입하는 행운도 얻었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어벤저스’라 불리며 정규리그 1위를 질주했다. 시즌 도중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자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던 국가대표 출신 이미경과 미국 대표팀 출신의 외국인 케티까지 영입해 빈틈을 메웠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SK는 뒷심이 아쉬웠다. 팀 공격 1위 유소정이 플레이오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챔프전에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고, 박성립 감독까지 1차전을 앞두고 경추를 다쳐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