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간한 IPCC 특별보고서 “지구 평균 온도 2도 오르면 위험… 2100년까지 1.5도로 제한해야” 한파-열대야-폭우-미세먼지 지구가 보내는 SOS 신호로 간주 온실가스-탄소 감축 로드맵 등 정부, 다양한 장단기 전략 마련
3월 전국을 뒤덮었던 고농도 미세먼지. 지구 온난화로 겨울철에도 바람이 약해지면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수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일보DB
19일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열린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이 말한 ‘시간’은 지구의 평균 온도가 1.5도 상승하는 걸 막을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해 10월 발간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지속된다면 2030년에서 2052년 사이에 1.5도 상승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는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지구의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약 1도 상승한 상태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한다면 2도 상승에 비해 기후변화 위험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며 1.5도 상승과 2도 상승의 차이를 과학적 근거로 설명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과학자는 세계 40개국 91명, 검토한 과학 문건만 6000여 건에 달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회원국 195개국이 만장일치로 이 보고서를 채택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1월엔 서울에 관측 사상 처음으로 비가 내리지 않았고 1∼3월의 전국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1∼1.6도 높아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기상청은 이달과 5월도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폭염과 혹한, 가뭄과 집중호우, 기온 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 등 기존에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을 불러온다. 환경부는 이런 신호들을 ‘지구가 보내는 긴급 구조 신호(SOS)의 시그널’이라며 제11회 기후변화주간의 슬로건을 ‘SOS, 나의 지구를 구해줘’로 정했다.
연초부터 우리나라 하늘을 회색빛으로 물들인 고농도 미세먼지 문제 역시 지구 온난화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시그널’이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고위도와 저위도 사이의 온도차가 줄어들고 북서쪽 고기압의 힘이 약해진다. 바람은 기온과 기압 차이가 클수록 강하게 부는데 그 차이가 줄어드니 중위도 지방의 바람이 약해지고 대기가 안정되는 것이다. 기상과학원은 향후 지구 온도 상승으로 대기 정체 현상이 강화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 전략을 세우기 위해 지난달 29일엔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포럼’을 발족했다. 산업계와 에너지업계, 수송업계, 학계 등으로 구성된 이 포럼은 올해 말까지 의견을 모아 탄소 발생 감축 목표와 감축 전략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 안을 전달받아 정부 내부의 검토를 거친 뒤 ‘2050년 저탄소 발전 전략’을 세워 2020년 하반기까지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제출할 방침이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