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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헬스북]“국내 여성암 1위, 유방암 올바른 정보 습득이 조기 발견의 첫걸음”

입력 | 2019-04-24 03:00:00

김성원 대림성모병원 원장



‘유방암 명의의 유방암 희망 프로젝트’


해마다 2만여 명의 여성이 유방암 진단을 받는다. 유방암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생각조차 하기 싫겠지만 나의 어머니가, 자매가, 그리고 내가 유방암이라는 덫에 걸릴 수도 있다. 유방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는 것은 유방암을 예방하고 조기 발견하는 첫걸음이다. 김성원 대림성모병원 원장이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유방암 명의의 유방암 희망 프로젝트’를 출간했다.

2018년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방암이 전체 여성암의 19.9%를 차지하면서 갑상샘암을 제치고 우리나라 여성이 가장 흔하게 걸리는 암으로 꼽혔다. 우리나라 주요 암의 발병률은 최근 들어 꾸준히 하락하고 있지만 유방암 발병률만 유일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2만1839명으로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두 배가 증가한 수치다.

이렇게 유방암 발병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여성 건강을 위협하고 있지만 유방암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제자리걸음이다. 2017년 대림성모병원이 일반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방 질환이 있을 때 어떤 진료과에 가야 하는지 묻는 항목에 ‘외과’라고 답한 여성은 겨우 절반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매달 유방 자가 검진을 시행하느냐는 질문에는 10%만이 ‘그렇다’고 답했고 ‘응답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유방 자가 검진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대림성모병원이 2018년 시행한 또 다른 조사에서는 직장에 다니는 만 25∼34세 여성의 68.9%가 유방 X선 촬영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방 질환이 의심돼 유방 X선 촬영을 한 경우는 11%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직장 검진에 포함돼 있어 받았다고 답변했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유방 X선 촬영을 만 40세 이후부터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20, 30대에는 유방 조직이 치밀해 유방 X선 촬영의 검진 정확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X선 노출로 오히려 유방암 발병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필요한 유방 X선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우리나라 여성들이 유방암 검진을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하고 유방암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유방암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꽤 많다. 병원을 찾는 여성 절반 이상이 유방통 증세를 호소하는데 이 가운데 35%가 통증이 유방암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염려한다. 그러나 유방통은 유방암과는 별 관련이 없다. 가슴 크기도 마찬가지. 가슴이 클수록 유방암에 잘 걸리고 가슴이 작은 여성은 유방암에 걸릴 걱정이 없다는 것은 낭설이다. 김 원장은 “이런 잘못된 정보에 기대 누군가는 불필요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또 누군가는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가 된다”고 말했다.

유방암은 생존율이 매우 높아서 유방암 0기의 5년 생존율이 98.3%에 달한다. 1기는 96.6%, 2기도 91.7%나 된다. 이는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가검진, 정기검진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