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메이저 ‘크리스 F&C’ 출전… “미국 생활 만족, 초반 성적 95점”
6개 대회 다 상위권-상금 19위 등 한국인 5년 연속 신인왕 순항 중
‘핫식스’ 이정은이 모처럼 국내 무대에 올랐다. 25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 골프(KLPGA) 챔피언십 출전에 앞서 23일 대회 코스에서 열린 프로암대회에 참가해 아이언 스윙을 하고 있는 이정은.
모처럼 옛 동료 선후배를 만난 그는 마치 친정 방문이라도 한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살 빠진 거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체중은 그대로인데, 헤어스타일을 바꿔서 그런가.” 23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에서 열린 크리스 F&C 제41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 프로암대회에 참가한 이정은(24)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다 23일 귀국한 그는 25일 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개막에 앞서 이날 행사에 나섰다. 이정은의 국내 대회 출전은 5개월 만이다. 이정은은 “설레고 긴장도 된다. 잘하고 싶지만 스스로 잘 컨트롤해서 경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풀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주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을 마치고 한 달 반 만에 한국 땅을 밟은 그는 “집에서 맨 먼저 낙지볶음을 먹었다. 큰엄마가 몸보신하라고 보내주신 낙지로 영양 보충을 했다”며 웃었다.
지난해 KLPGA투어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를 차지한 그는 LPGA 데뷔 첫해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6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컷 탈락 없이 모두 20위 이내에 들었다. 2016년 KLPGA투어 신인왕 출신인 그가 한미 신인상을 동시 석권할 가능성도 높다. 신인상 포인트에서 348점으로 1위에 올라 2위 크리스틴 길먼(201점)에게 크게 앞섰다. 5년 연속 한국 선수 신인왕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이정은은 “시즌 초반 95점 정도를 주고 싶다. 거의 적응이 된 것 같다. 잔디 걱정을 했는데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영어로 생기는 어려움을 없애는 덴 시간이 오래 필요해 보인다. 투어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 “미국 투어를 돌면서 골프 경기에 대한 경험보다도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힐링하는 것들이 너무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이정은의 매니지먼트 담당인 브라보앤뉴 이수정 이사는 “낯선 환경에서 굉장한 부담감을 느낄 텐데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주어진 상황을 이끌어가는 장점을 지녔다”고 말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건 가장 큰 소득이다. “초반 분위기가 좋아 성적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새롭게 배워 가는 것 자체가 즐겁다.”
이번 대회에는 이정은을 비롯해 일본투어에 진출한 배선우도 출사표를 던졌다. 시즌 초반 조아연 이승연 등 신인 돌풍이 거센 KLPGA투어에서 국내파와 해외파 루키의 대결도 흥미롭게 됐다. 1라운드에 최혜진 조아연과 동반 플레이를 펼치게 돼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이정은은 “미국에 있으면서도 한국 선수들 성적이 궁금해 자주 찾아봤다. 가끔 그립기도 했는데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2년 전 같은 코스에서 18홀 최소타 기록인 12언더파 60타를 몰아친 기억도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