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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스리랑카, IS 연계 폭탄테러범 명단까지 받고도 ‘묵살”

입력 | 2019-04-24 10:41:00

인도, IS 용의자 심문 토대로 최소 2주전 '자흐란 하심' 통보
하심, 현지 극단 이슬람단체 지도자로 폭탄테러 지휘 혐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폭탄테러 배후를 자처한 가운데 스리랑카 정부가 IS와 연계된 테러 용의자 명단까지 미리 통보받고도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CNN은 익명의 인도 관리를 인용해 인도 정보기관이 스리랑카 관리들에게 IS 용의자 심문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정보를 부활절 연쇄 폭탄테러 최소 2주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IS 용의자는 인도 정보기관 심문에서 스리랑카에서 자신이 훈련시킨 자흐란 하심이란 남성의 이름을 실토했다. 하심은 폭탄테러에 연루된 지역 극단주의 이슬람단체 NTJ 지도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하심은 IS가 폭탄테러 배후임을 자처하며 증거 격으로 공개한 자살폭탄테러 용의자 8명이 IS 지도자 아부 바르크 알 바흐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동영상에도 등장한다.

IS는 용의자 8명 중 유일하게 복면을 쓰지 않고 얼굴을 공개한 하심을 일컬어 ‘그가 그들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아자스 살리 스리랑카 서부지역 주지사도 CNN에 “하심은 이번 테러의 장본인”이라며 “그가 다른이들에게 가치관을 주입하고, 확신을 불어넣었다”고 확인했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폭탄테러범 중 한명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폭탄테러 사전 경보가 최소 2주전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수사당국이 폭탄테러범 동료를 추적하기 위해 허둥거리면서 스리랑카 내부에서는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라지타 세나라나트레 스리랑카 대변인은 “지난 4일 스리랑카 관리들이 기독교 교회와 관광지를 상대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경고는 폭탄테러 이틀 전과 2시간 전까지 반복됐다”고 했다.

인도 정보당국은 IS 용의자 체포시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 11일 스리랑카 경찰청 차장검사가 서명한 문서는 “특정 외국 정보기관에서 NTJ 지도자가 스리랑카에서 자살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적혀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스리랑카 전직 고위 경찰 관계자는 CNN에 “NTJ가 스리랑카 당국에 최소한 2년 동안 알려져 있었다”며 “이 단체가 스리랑카 동부에 출몰했고, 불상 파괴와 관련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NJT 규모와 극단주의 성향이 커지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됐고 현재 100~150명 가량의 회원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사전 정보를 받고도 대응에 실패한 것은 범죄적인 태만(criminally negligent)”이라며 “정부가 받은 구체적인 경고는 매우 드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은 방송연설에서 “나는 사전 경고에 대해 알지 못했고, 만약 알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스리랑카 정부가 40명이 넘는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아직도 검거하지 못한 용의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는 “아직 폭발물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수사에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모든 범인을 밝혀내고 그들의 네크워크를 찾아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