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으로 접을 수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의 출시가 결국 연기됐다. 삼성전자는 22일(미국 현지 시각) 미국 뉴스룸 홈페이지를 통해, "갤럭시 폴드 리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점검하고 내부 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하기 위해 갤럭시 폴드의 출시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수주 내로 출시 일정을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마크 커먼이 공개한 갤럭시 폴드 파손 사진<출처=블룸버그>
이어 "회수한 제품을 검사해보니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에 의한 디스플레이 손상 현상이 발견됐다. 이에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출시 시점은 몇 주 내에 다시 공지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제품 결함을 인정함에 따라 오는 26일로 예정됐던 갤럭시 폴드의 미국 출시는 물론, 5월 3일 예정인 유럽 출시 일정, 5월 중순의 국내 출시 일정이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1~2개월간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IT미디어 더버지(The Verge)는 "갤럭시 폴드를 사전 주문한 고객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이지만, 이번 출시 연기 결정은 확실히 올바른 조치"라고 평가했다. 또한 "취약한(fragile) 제품을 출하하면 삼성의 명성뿐만 아니라 시장이 생성되는 폴드 스크린 디바이스(폴더폰 등)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6년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태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의 후속 조치가 이어지겠지만, 시장을 선도/선점하려 무리하게 추진하다가는 자칫 시장과 소비자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정식 출시 전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며 폴더블폰 출시가 잠정 연기되자, 폴더블폰의 기술적 한계를 인정하고 1세대 제품을 건너뛰기로 한 LG전자의 결정이 오히려 재조명을 받게 됐다. 온라인 휴대폰 커뮤니티에서는 "LG가 미래를 내다봤나, 무당이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당연히 LG전자 역시 폴더블폰을 생산할 수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 양산하는 라인을 보유한 기업은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BOE 정도다. LG전자 측은 이에 대해 "폴더블폰 방식을 검토한 결과 사용자 경험과 사용환경 등이 아직 준비돼 있지 않기 때문에 무리해서 생산할 필요가 없으리라 판단했다"며 폴더블폰에 대한 입장을 밝힌바 있다. '시기상조일 뿐이지 못만들어서 안만드는 게 아니다'라는 뜻이다.
LG전자 'V50 씽큐'<출처=IT동아>
한편 LG전자도 듀얼스크린 스마트폰 'V50 씽큐'의 출시를 앞두고, 5G 이동통신의 품질 문제나 통신 안정성 등을 최종 점검하며 정식 출시를 5월 중으로 늦췄다. 갤럭시 폴드 사례에서 보듯 무리해 성급히 출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 최초의 5G용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이 통신 품질 등의 문제로 질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대신 LG전자는 현재 '믿고 오래 쓰는 스마트폰'을 골자로 스마트폰을 안심하고 오래 사용하도록 제품 완성도와 A/S 품질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1세대 기술의 한계점을 판단한 LG전자의 이러한 결정이 향후 '신의 한 수'로 평가될 지는 지켜봐야 하겠다.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