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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연구개발 투자 韓 9위…“삼성 의존도 심각”

입력 | 2019-04-24 12:28:00

삼성 글로벌 3위, 국내 500대 기업 중 48.6% 차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 3.7%로 평균 이하



자료=한국경제연구원© 뉴스1


글로벌 연구개발(R&D) 500대 기업 중 한국은 기업수로 9위, 금액기준으로는 8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3위)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상대적으로 삼성을 제외하면 순위가 3단계나 하락하는 등 연구개발 분야에서 삼성 의존도가 심각 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를 이용해 2018년 글로벌 R&D 500대 기업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미국 기업이 196개로 1위, 일본 기업은 85개로 2위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뒤를 이어 중국이 33개, 독일이 24개, 프랑스 22개로 각각 3, 4, 5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3개로 영국(20개), 대만(15개), 아일랜드(14개)에 이어 9위를 차지했다.

순위 내 포함된 한국기업들은 삼성전자(3위), SK하이닉스(68위), LG디스플레이(159위), 현대자동차(172위), LG화학(184위), 기아자동차(204위), 현대모비스(231위), 삼성SDI(276위), 포스코(285위), 삼성전기(347위), SK텔레콤(402위), SK지주회사(406위), LG전자(413위) 등이다.

한국은 기업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을 의미하는 ‘R&D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R&D 500대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은 평균 5.5%에 달했으나, 한국은 3.7%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글로벌 연구개발 500에 속한 기업들의 연구개발 비용은 5년간 5621억 달러에서 7847억 달러로 평균 39.6% 증가했다.

미국 기업들은 2387억 달러에서 3761억 달러로 55.7% 늘었고, 일본 기업들은 848억 달러에서 1030억 달러로 21.4%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234억 달러에서 488억 달러로 연구개발 투자액이 2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235억 달러에서 262억 달러로 11.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삼성전자를 제외한 12개 기업은 99억 달러에서 94억 달러로 5.6% 감소했다.

한경연은 삼성을 제외할 경우 한국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아일랜드(8위), 네덜란드(9위), 스웨덴(10위), 대만(11위)에 이어 12위로 순위가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한미일중 4개 국가 중 한국의 1위 기업인 삼성 의존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최대 7배 높다고 밝혔다.

미국(아마존)과 일본(도요타)은 1위 기업 비중이 각 7.0%, 7.5%이고, 중국(화웨이)은 21.1%였다. 반면 한국은 삼성전자의 투자비중이 48.6%를 차지했다.

업종 쏠림 현상도 심각해, 글로벌 R&D 500대 기업 소속 국가들이 투자하는 산업은 평균 16개였는데 한국은 10개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 43개, 일본 33개, 중국 18개 등에 못미친다. 특히 한국은 10개 산업 대부분 제조업에 기반을 두고 있어 전통산업부터 신산업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연구개발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대비됐다.

삼성전자가 포함된 기술하드웨어 및 반도체 투자액이 58.1%를 차지했고, 생명공학 분야는 전체 투자액(346.1억 달러)의 1.3%, 헬스케어는 0.5%, 의약품은 2.9%로 저조했다.

김윤경 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혁신기술 보유에 따른 승자독식이 강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연구개발은 부진하다”며 “주력산업인 제조업 혁신과 함께 신산업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