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특검’ 정국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당과 반(反)트럼프 성향의 언론들을 향해 총공세에 나섰다.
백악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밀 취급 인가와 관련한 의혹을 조사 중인 하원 민주당에 맞서 노골적인 비협조 의사를 나타냈다. 23일 AP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은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의 소환장을 받은 칼 클라인 백악관 전 인사보안실장에게 소환 명령을 거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마이크 퍼퓨라 백악관 법률팀 부고문은 “(소환 명령은) 행정부의 이익을 위헌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라며 밝혔다. 민주당의 엘리자 커밍스 하원 감독개혁위 위원장은 소환 요구에 불응한 클라인을 향해 “변호사와 협의해 법적 의무를 신중히 검토하고 출석 거부를 재고해 조사에 협조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감독개혁위는 백악관이 보안담당자들의 건의를 무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 최소 30명의 관리에게 기밀 취급 권한을 부여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언론들을 향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22일 오후부터 23일 오전까지 50여 건에 이르는 ‘폭풍 트윗’을 올리며 뉴욕타임스(NYT), CNN 등을 맹비난했다. 그는 “CNN은 재앙 그 이상이다” “NYT가 2016년 대선 이후 그랬던 것처럼 내게 또다시 사과를 할지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또 “가짜 뉴스를 필두로 한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은 완전히 미쳤다!”며 “이는 공화당의 정책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위터는 내가 공화당 출신이라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를 면담하고는 “좋은 만남이었다. 많은 주제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논의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와 2017년에 이어 올해도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위스콘신 주에서 선거 운동을 벌이겠다는 것. 1981년 암살 시도로부터 회복 중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한 차례 불참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이 이 만찬에 참석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로 예정된 이 만찬에 백악관 관리들에게도 불참하라고 지시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