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수출물량지수 3.0% 하락, 수입물량지수도 6.1% 하향 경상수지, 수출입 감소로 '불황형 흑자' 양상 보이고 있어
반도체 산업 부진과 대중국 수출 감소 등으로 올들어 우리나라 수출과 수입이 동반 부진세를 나타내며 경기둔화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설비투자 급감으로 지난달 수입물량이 넉달째 감소세를 이어간 가운데 주력 수출 품목인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의 부진으로 수출물량도 두달째 내리막을 탔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3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0% 하락했다. 지난 2월(-3.2%) 이후 두달째다. 수입물량지수도 6.1% 내려가 지난해 12월(-3.1%) 이후 넉달째 하향세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을 중심으로 수출물량이 감소했다”며 “수입물량은 설비투자 조정 등의 영향으로 일반기계에서 큰 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출물량은 품목별로 섬유 및 가죽제품(-12.4%), 전기 및 전자기기(-7.0%), 일반기계(-4.9%) 등이 크게 하락했다. 수입물량은 일반기계(-29.6%), 석탄 및 석유제품(-20.7%), 수송장비(-9.5%) 등을 중심으로 빠졌다.
경상수지도 수출입 감소로 이른바 ‘불황형 흑자’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2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36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나 상품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0.8% 감소했는데 수입은 12.1% 줄어들면서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 부진의 여파로 설비투자가 줄면서 일반기계 등의 수입이 크게 꺾인 것이다.
수출 부진에 설비투자 감소, 내수 침체 등으로 수입이 지속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자본재 수입이 올들어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설비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대내외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국내 경기는 올 하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