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엔 중러에 집중, 하반기 美에 ‘새로운 딜’ 제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2019.1.9/뉴스1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24일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북한의 경제 상황뿐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제적인 위상 제고 등 여러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아산 플래넘 2019’의 ‘CIVD 혹은 평화적 공존’ 주제 세션에 패널로 깜짝 등장해 “김 위원장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서 많은 걸 얻어낼 수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은 적어도 30~40년 장기 집권을 원하기 때문에 리더로서의 인정과 정당성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방법이 대외적으로 그 지역 주요 행위자와 동급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중국, 미국, 한국 정상을 잇달아 만난 데 이어 러시아, 일본과의 정상회담으로 북한 리더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그외 러시아로부터 인도주의적 측면에서의 식량 지원이나, 2~3만명으로 추정되는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체류 연장을 받아내는 것 등이 북한의 ‘쇼핑리스트’에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교착 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선 김 위원장이 하반기에 새로운 딜을 미국 측에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상반기까지는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시진핑 주석의 평양 초청 등 중국과 러시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미국·한국과의 정상회담에 관심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태 전 공사는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험하지 않는 한 새 제재는 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유예에만 관심이 있다”며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숨겨진 핵시설을 대가로 내놓는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하노이 회담 때 북한이 요구한) 5개 주요 제재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