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투약’ 박유천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거짓말 왜?
소속사 관계자 앞에서 회견문 작성
경찰엔 “자진출두” 수사협조 모양새
음성 낙관 “의혹 벗을 것” 큰소리도
일각선 국과수 검사 시간벌기 시선
“결단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이미 그 이틀 전인 8일 박유천에 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한 상태였다. 검찰은 박유천이 “성실히 경찰 조사를 받겠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할 뜻을 밝힌 만큼 기자회견 직후 체포영장을 반려하고 압수수색 영장만 청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박유천의 치밀한 계산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고 있다. 공개적으로 수사에 협조할 뜻을 밝히고 자진 출두하는 형식을 취해 경찰 조사를 받기까지 일정 시간을 벌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시선에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마약 정밀검사에서도 음성반응이 나올 것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박유천의 한 측근에 따르면 기자회견에 앞서 그는 “정말 마약을 하지 않았느냐”는 가족과 측근들의 물음에 “왜 내 말을 믿지 못하냐”며 “극단의 선택을 하면 그때서야 믿겠느냐”고 호소했다, 또 그는 그 직전 소속사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자신의 입장을 담은 회견문을 직접 쓰면서 “억울하다”며 몇 차례 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만 해도 “나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한 사람이 되는 건가 두려움에 휩싸였다”며 “아니라고 발버둥쳐도 나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거다 하는 공포가 찾아왔다. 하지만 저는 결단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에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더라도 직접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박유천의 언급이 어느 정도 통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결국 그가 눈물로 호소한 결백함은 국과수의 양성반응 결과로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고 말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