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25일 정상회담]러시아 도착해 ‘긴밀 협력’ 메시지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특별열차 편으로 도착한 뒤 러시아 측 환영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위원장은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북-러 정상회담을 갖는다. 블라디보스토크=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환한 표정의 김정은, ‘즉석 인터뷰’ 응하기도
특별열차를 타고 북-러 국경을 넘은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반경(이하 현지 시간) 연해주 최남단인 하산역에 도착했다.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교차관 등 러시아 인사들이 환영인사로 나왔다.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레드카펫이 깔린 러시아 땅을 처음 밟았다.
전통 관례에 따라 러시아는 전통복 차림의 여아 3명이 빵과 소금을 쟁반에 담아 선사했고, 김 위원장은 빵을 먹었다. 빵은 러시아 말로 ‘흘레프’, 소금은 ‘솔’인데 이 두 말을 합하면 단순히 ‘빵과 소금’이란 뜻뿐만 아니라 ‘환대’란 뜻도 된다.
이례적인 현장 인터뷰도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하산 도착 직후 러시아 국영 TV채널 ‘로시야’가 마이크를 들이대며 북-러 회담에 대해 묻자 “지역 정세를 안정적으로 유지, 관리하고 공동으로 조정해 나가는 데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 푸틴과의 첫 만남은 25일 오후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오후 5시 48분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2번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코즐로프 장관 등의 영접을 받은 뒤 기차역 앞 도로를 통제해 마련한 광장에서 의장대를 사열했다. 러시아 군악대가 북한 국가를 연주하자, 김 위원장은 모자를 벗고 오른손을 가슴에 올렸다.
간간이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였지만 현지 시민들은 김 위원장 도착 장면을 보려고 자리싸움까지 벌이며 큰 관심을 보였다. 북한 인공기를 들고 나온 시민도 보였다. 행사 뒤엔 김 위원장이 밟았던 레드카펫 위에 올라가거나 특별열차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북한 경호원은 ‘행사가 잘 진행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숙소로 들어간 뒤 외부로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망원렌즈로 숙소 동태를 살피기 어려운 먼 거리까지 취재진의 접근이 차단됐다. 김 위원장은 25일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에도 26일 프리모스키 수족관 방문 등 시찰을 마치고, 27일 오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보스토크=한기재 record@donga.com·황인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