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5일 “최저임금을 업종별 규모별로 차등화하는 것은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영선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150분 토론’에 참석해 “안되는 건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9일 취임한 박 장관과 중소기업계의 첫번째 공식 만남이었다. 이날 자리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업종별 대표 10여명이 참석했다.
최저임금 차등화에 대해 박 장관은 “개인적으로는 임금은 물가와 연동되는 사안이라고 생각해 관련 상임위에서 중앙부처가 임금을 컨트롤하지 말고 지자체에서 맡는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건의해왔다”면서도 “그럼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이렇게 되면 어떤 지역과 업종은 귀족이고 어떤 곳은 머슴이 될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박 장관의 발언이 나오자 참석자들이 술렁였고, 돌발 질의가 쏟아졌다.
김문식 주유소운영업 조합 이사장은 “나비효과에 대한 우려도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근로자들이 몰릴 수 있는 지역·업종이 있는데 시행해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박했고, 임성호 조리기계조합 이사장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것에 대해 기업이 책임져야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내 입장이 아니다. 중앙정부는 (최저임금의)하한선을 제시하고 지역별 자율권을 줘야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라며 “올해 최저임금 정하는데 있어 중소기업계가 참여하고 얼마나 설득력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에 주안점을 둬야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근로시간 단축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업계에서 근로시간 단축과 탄력근로제 등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다.
박순형 금형조합 이사장은 “금형업계가 금형 강국을 만들었는데 유지를 못하게 된 상황”이라며 “정부가 법·제도를 정하면 이에 따르는 부작용이 있는데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가 없다. 뿌리산업 전반의 문제”라고 근로시간 단축, 탄력적 근로시간제 운영에 따른 부작용을 호소했다.
박 이사장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업의) 의욕이 떨어져 설비투자뿐 아니라 채용도 못하고 실정”이라며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도입요건을 완화하고 단위기간을 최대 1년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사간 첨예한 합의를 이뤄야하는 만큼 박 장관은 말을 아꼈다. 그는 “탄력근로제 관련 현재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6월 중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그 때 답변 드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외에도 가업승계제도 요건 완화, 공동사업 분야 규제 완화, 협동조합 담당 부처 일원화, 중소기업 전기료 감면 등에 대한 건의도 나왔다.
최근 화두가 된 가업승계제도에 대한 업계의 요건완화 등에 대해서 금속가구연합회 노재근 회장은 “기업 업력이 올라갈수록 일자리 창출능력, 법인세 납부 능력 등이 올라간다”며 “등 상속세, 증여세 등에 대한 특례를 요구했다.
최기갑 용접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전기요금 16% 정도 높게 내고 있으니 부담을 덜어달라“고, 고병헌 어뮤즈먼트조합 고병헌 이사장은 ”협동조합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데, 부처가 따라주지 못한다“며 인력 확충과 담당 부처의 일원화를 건의했다. 김신길 농기계조합 이사장은 ”농업기계쪽에서는 베트남 시장이 지금 무주공산이라 선점이 관건인데 오히려 정부의 지원 예산이 줄었다“며 ”최대 300억원으로 지원 예상을 확보해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