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안방마님 양의지(가운데)가 ‘커리어 하이’를 향해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FA 계약으로 새 유니폼을 입은 양의지는 빠르게 적응을 마친 뒤 타격 주요 분야에서 모두 선두권을 달리며 기대를 실력으로 보답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첫해를 보내고 있는 양의지(32·NC 다이노스)가 커리어 하이 시즌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많은 FA선수들이 계약 첫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며 구단과 팬들을 실망시키곤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심리적 압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특히 팀을 옮긴 경우 첫 해 어려움을 경우가 많았다. 팀마다 다른 문화,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클럽하우스 내 인간관계, 새로운 감독의 스타일 등의 난제 앞에서 베테랑들도 흔들렸다.
그러나 2007년 데뷔한 양의지는 올 시즌 초반 가장 뛰어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타 팀에서 “타자만으로도 몸값(4년 총액 125억 원)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양의지의 경기당 득점 생산(RC/27)은 10.27점으로 리그 2위, 국내 타자 중 1위다. 타율(0.357)은 2위, 홈런은 6개로 공동 1위에 올라있다. OPS(출루율+장타율) 1.113으로 이 역시 2위다.
사실 양의지는 최근 감기몸살, 장염, 등 근육통 등으로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날에는 “힘을 보태지 못해서 동료들에게 미안할 뿐이다”며 동료들을 응원한다. 좋은 타격 성적을 올린 날에도 “더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고 몸을 낮추고 있다.
포수 활약은 수치화 할 수 없지만 역시 커리어 하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NC는 전 소속팀 두산 베어스에 비해 마운드 전력이 완성된 팀이 아니다. 양의지는 무명의 사이드 암 투수 박진우가 선발투수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고졸 2년차 김영규도 양의지와 호흡을 맞추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양의지는 젊은 투수들이 실점을 두려워하지 않는 투구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점수를 내줘도 빅이닝을 막아내며 6회, 7회까지 투구 할 수 있는 긴 호흡을 함께한다. 신인급 투수들도 양의지에게 공을 던진 후 “편안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원종현, 김진성 등 기존 불펜 핵심 전력과도 장점을 극대화하는 리드로 신뢰감을 높이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