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강행, 내분 폭발 신속안건 찬성파 “유승민 좁쌀영감”… 반대파 “김관영 불신임 관철시킬것” 안철수-유승민 신당 창당설도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합의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강행하면서 당은 그야말로 분당(分黨)행 ‘슈퍼 패스트트랙’ 열차에 탄 형국이다. 당 안팎에서는 분당은 기정사실이고, 시기만 남았다는 말도 나온다. 창당 때부터 안철수계, 유승민계, 호남계로 나뉜 당의 태생적, 구조적 한계가 위기 상황에 부닥치자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많다.
○ “유승민 좁쌀영감” vs “김관영 사퇴권고 의총”
25일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등 패스트트랙 찬성파와 유승민계, 일부 안철수계가 합친 반대파로 양분돼 독설을 주고받았다. 찬성파인 이찬열 의원은 성명을 내고 “유승민 전 대표는 꼭두각시들을 데리고 한국당으로 가라”고 했다. 이 의원은 “(유 전 대표는) 한국당에 ‘나 좀 데려가 줘, 너희를 위해 이렇게 열심히 하잖아’라고 구애하는 것 같다. 왜 세간에서 ‘좁쌀정치’를 하는 ‘좁쌀영감’이라 부르는지 알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른정당계는 “이 의원이 당 윤리위원회가 규정한 품위유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즉각 당 윤리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 안철수 유승민, 또 다른 신당 만드나
정치적 뿌리가 다른 ‘한 지붕 세 가족’ 바른미래당은 위기 때마다 분당설이 제기되다 이번에 폭발하고 있다. 다만 이번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다른 점은 으르렁대던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일부가 단합된 목소리를 낸다는 것.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두 계파는 공천 파동으로 큰 갈등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패스트트랙 논란 이후 안철수 유승민을 ‘투톱’으로 한 자강론이 꿈틀대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18일 유 전 대표와 안철수계 대표 격인 이태규 의원이 당 진로 모색을 위해 만난 것도 이런 노력의 연장선이다. 두 사람은 민주평화당과 연대를 모색하는 호남계와 결별하고, 개혁적 중도보수세력을 아우르는 방향에 일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바른정당계 8인과 국민의당계 김삼화, 김중로, 신용현, 이동섭, 이태규 의원 등 13인은 이날 ‘오신환 사·보임 반대’ 성명에 사인을 했다. 김삼화 의원은 지도부에 반발해 수석대변인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찬성파였던 김성식, 김수민 의원 등도 김 원내대표에 대해 부정적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유승민의 동반 탈당으로 인한 신당 창당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창당 후 보수 대통합 차원의 한국당과 연대 및 합당 가능성까지도 거론된다. 적어도 이번 패스트트랙 논란으로 손 대표, 김 원내대표를 비롯한 호남계와는 어떤 식으로든 결별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