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와 지중해 레스토랑 ‘케르반(KERVAN·큰 상인)’ 그룹을 운영하는 오시난 대표(본명 시난 외즈튀르크·46) 얘기다.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케르반 식당에서 만난 그는 “나는 얼굴만 외국인이지 마음과 정신은 한국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아름다운 고궁과 정이 많은 한국 사람을 사랑한다. 한국에서 성공했으니 이제 한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싣고 싶다.”
오시난 대표가 한국과 본격적인 인연을 쌓은 건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터키 축구대표팀 연락관을 맡으면서부터. 그는 1954년 월드컵 이후 48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오른 터키를 직접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전쟁 당시 ‘형제의 나라’로 불렸던 한국을 ‘새마을운동으로 기적을 일으킨 나라이고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갖고 있는 나라’라고 홍보했다. 그는 “월드컵 3,4위전에서 터키가 한국에 3-2로 이겼지만 모두 승자였다”며 “한국 응원단 붉은 악마가 터키의 대형 국기를 흔들어주는 모습을 보며 나도 울고 터키 국민도 감동 받았다”고 추억했다.
터키 지중해 레스토랑 ‘케르반’ 그룹을 운영하는 오시난 대표는 터키인이지만 스스로를 ‘한국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2008년에 귀화했고 한국을 정말 사랑한다”며 “할랄 관광객을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오시난 대표가 터키 식당을 확장하는 건 한국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한국에서 할랄(이슬람교도가 먹고 쓸 수 있는 제품) 인프라를 확충하면 외국인 관광객 2000만 시대도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슬람 인구는 전 세계 인구 77억 명 중 18억 명이나 된다. 이슬람 인구의 약 10%(1억8000만 명)가 여행을 즐기고 오일 머니 덕분에 씀씀이도 큰 편이다. 그는 “할랄 인증제도를 국내에서 대중화하면 불고기, 삼계탕 등 한국 음식이 외국 관광객들에게 더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 1300만 명 중 할랄 계열은 100만 명 정도. 할랄 상품 인증이 확산되면 그 숫자가 2,3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사진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오시난 대표는 서울시 관광협회 이사로 올해 할랄위원회 초대회장을 맡았다. 57개 할랄 국가를 대상으로 관광, 의료, 비즈니스(수출)를 추진하는 역할이다. 그는 “정부와 서울시도 할랄 관광객 유치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약품, 홍삼 등 건강식품은 할랄 인증 마크만 붙이면 매출이 20% 이상 오르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9월 경 ‘글로벌 비즈니스 얼라이언스(GBA·국제경제동맹)’ 포럼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 살고 있는 국내외 외국인 CEO와 외국인 유학생이 함께 강의를 듣고 사업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그는 “각국 주한 대사나 외국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정보를 나누고 인맥을 만들어 한국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