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레스토랑 ‘케르반’그룹 오시난 대표
터키와 지중해 레스토랑 ‘케르반’ 그룹을 운영하는 오시난 대표는 터키인이지만 스스로를 ‘한국 사람’이라고 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케르반 레스토랑에서 만난 그는 “2008년에 귀화했고 한국을 정말 사랑한다”며 “할랄 관광객을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터키와 지중해 레스토랑 ‘케르반(KERVAN·큰 상인)’ 그룹을 운영하는 오시난 대표(본명 시난 외즈튀르크·46) 얘기다. 23일 서울 이태원 케르반 식당에서 만난 그는 “나는 얼굴만 외국인이지 마음과 정신은 한국 사람”이라고 했다. “한국의 아름다운 고궁과 정이 많은 한국 사람을 좋아합니다. 한국에서 성공했으니 이제 한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쏟고 싶어요.”
오시난 대표는 1997년 터키 장학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에 편입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의 손에는 아버지가 준 200달러(약 22만 원)와 옷 가방이 전부였다. 터키어를 가르치던 터키 문화관에서 한국인 아내(약사)를 만나 2001년 결혼해 2남 1녀를 얻었다. 가난했던 터키 유학생은 2008년 귀화해 한국인이 됐고 지금은 사업가로 성공했다.
오시난 대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터키 축구대표팀 연락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월드컵 3, 4위전에서 터키는 한국을 3-2로 이겼지만 모두 승자였다”며 “한국 응원단 붉은 악마가 터키의 대형 국기를 흔들어 주는 모습을 보며 나도 울고 터키 국민도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인구는 전 세계 인구 77억 명 중 18억 명(약 23%)이나 된다. 그중 약 10%(1억8000만 명)가 여행을 즐기고 ‘오일 머니’ 덕분에 돈 씀씀이도 큰 편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 1300만 명 중 할랄 계열은 100만 명 정도다. 오시난 대표는 “할랄 인증이 국내에서 대중화하면 불고기, 삼계탕 등 한국 음식을 맛보려는 외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시난 대표는 서울시 관광협회 이사로 올해 할랄위원회 초대회장을 맡았다. 그는 “정부와 서울시도 할랄 관광객 유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약품, 홍삼 등 건강식품은 할랄 인증 마크만 붙이면 수출이 20% 정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