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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점 같은 1위-3위, 사생결단 ‘전설 매치’

입력 | 2019-04-27 03:00:00

다득점으로 순위 갈린 양팀… 28일 ‘창이냐 방패냐’ 대격돌
전북 공격의 중심 4골 김신욱, 24일 亞챔스 골맛 이어갈 기세
최소 실점, 초반 확 달라진 서울… 세르비아 득점왕 출신 페시치 기대




‘김신욱 vs 페시치.’

28일 ‘전주성’에 프로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K리그1에서 올해 첫 ‘전설 매치’(전북-서울)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번 맞대결은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 명승부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크다.

2018년은 시작부터 전북의 독주였다. 8라운드를 마쳤을 때 전북은 7승 1패(승점 21)를 기록하며 2위 수원(승점 17), 3위 경남(승점 14)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서울은 승점 9(2승 3무 3패)로 9위였다. 반면 2019년은 8라운드 현재 1∼3위인 전북, 울산, 서울이 승점(17)은 물론이고 승패(5승 2무 1패)까지 같다. 득점(16골-11골-10골) 차가 순위를 갈랐을 뿐이다. 지난해 창단 이후 처음으로 강등 위기까지 몰렸던 서울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9년 만에 개막전에서 승리하더니 고질적인 ‘슬로 스타터’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최강희 전 감독 시절부터 ‘닥공’(닥치고 공격)이 트레이드마크였던 전북은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이끄는 올해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16골로 12개 팀 가운데 득점 1위다. 전북이 ‘창’이라면 서울은 ‘방패’다. 8경기에서 4골만 내준 최소 실점 팀이다(전북은 5실점). 서울 골키퍼 유상훈은 3월에 치른 4경기에서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 최용수 감독은 유상훈이 4월에 들어 기대에 못 미치자 최근에는 양한빈을 선발로 내세우며 ‘골키퍼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시즌 초반 ‘닥공’ 전북의 공격은 토종 골잡이 김신욱이 이끌고 있다. 4골로 팀 내 최다 득점인 김신욱은 24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도 우라와 레즈를 상대로 골 맛을 봤다. 전북은 17일 열린 축구협회(FA)컵 32강에서 K리그2 안양에 일격을 당해 목표로 했던 ‘트레플’은 불가능해졌지만 최근 K리그1 3연승(5경기에서 4승 1패)에 ACL에서도 순항하며 ‘더블’만큼은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그 중심에 김신욱이 있다. 김신욱은 2016년 울산에서 이적해 그해 7골을 터뜨려 팀의 준우승에 기여했고, 2017년 10골, 지난해 11골을 잡아내 전북의 K리그 2연패에 큰 몫을 했다. 20골 넘게 넣는 외국인 선수들이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는 가운데 국내 선수로 중요한 순간 알짜 골을 넣어 전북의 우승 가도를 닦았다.

‘방패’가 강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승점 3은 챙길 수 없다. 서울은 2017∼2018시즌 세르비아 리그 득점왕 출신인 페시치의 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처음 한국 무대를 밟은 페시치는 합류가 늦은 탓에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후 7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서울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14일 강원과의 경기에서는 멀티 골까지 넣으며 팀의 2-1 승리에 앞장섰지만 1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페시치의 선제골이 오심이었다고 뒤늦게 인정해 ‘골의 순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전북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다면 팬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서울은 ACL을 치르지 않아 전북에 비하면 체력적인 면에서 유리하다.

전북은 지난해 서울과 3차례 만나 모두 승리했다. 1차전은 2-1로 이기더니, 2차전은 4-0으로, 3차전은 2-0으로 이겼다. 올해의 시작은 어떨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