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 상생위원회 꾸려 철거 동의 이끌어…현장 중심 행보로 주민 만족도 높여
[박해윤 기자]
지난해 7월 취임 후 현장 중심 행정 펼쳐
영등포구 18개 행정동의 살림살이를 챙기는 이는 채현일(49) 구청장이다. 그는 2018년 7월 민선7기 영등포구청장에 당선돼 임기를 시작했다. 10개월 사이 그는 ‘찾아가는 탁 트인 구청장실’ ‘탁 트인 현장 행정’ ‘영등포신문고’ ‘학교 공감 프로젝트’ 등 하루 평균 6~7개 일정을 소화하며 구정 현안을 살피고 있다.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왼쪽에서 두 번째)은 지난해 7월 임기를 시작해 10개월 동안 영등포역 앞 노점상 철거 사업 등 굵직한 현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해 주민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오른쪽). 3월 25일 50년 숙원 사업이던 영등포역 앞 노점상 철거 사업 전후 모습. [사진 제공 · 서울 영등포구청]
4월 5일부터 11일까지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약 523만 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올해는 국회 주변 윤중로 등 여의도 내 꽃길과 한강둔치를 분리해 축제를 치렀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번 축제에서는 한강둔치에 100인 상단, 푸드트럭, 공연무대 등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윤중로에서 꽃구경을 한 뒤 한강둔치에서 문화체험도 할 수 있게 했다. 또 무분별하게 자리를 차지하던 노점상도 꽃구경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쾌적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서강대교 남단에 이르는 코스를 구청 공무원들이 돌아다니며 노점상 단속을 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 내년에는 한강공원 관리부처인 서울시한강사업본부와 협의해 축제가 열리는 동안 여의도 전체가 더욱 빛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영등포구를 대표하는 축제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또 어떤 것이 있나.
4월 5일부터 일주일간 개최된 ‘2019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는 꽃길과 행사장을 분리해 관람객의 편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앞 노점상은 꽤 오랜 기간 문제가 됐는데 어떻게 취임 8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해결했는지 궁금하다.
“구청 공무원, 구의원 등 153명 국토대장정으로 끈끈해져”
올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뜻깊은 일을 했다고.
3월 29일부터 3박 4일간 서울 영등포구청 공무원과 구의원 등 153명이 구청에서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까지 국토대장정에 나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고 직원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사진 제공 · 서울 영등포구청]
취임 이후 매주 한 번씩 관내를 돌아다니며 아침 청소를 한다든지, 구청장실을 현장에 마련한다든지 행정 소통을 강화했는데,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현장 소통은 구청장으로서 해법을 찾기 위한 당연한 행보라고 생각한다. 취임 후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매주 1번, 1시간씩 아침 청소를 하는데 주민과 대화를 통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챙긴다. 사실 구의 민생 행정 가운데 가장 기본이 청결이라고 생각한다. 구청 청소과 직원이 20명인데 그들에게만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청결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구청장이 나서서 지역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주민과 공무원 모두에게 메시지를 준다면 차츰 쾌적한 영등포구가 될 거라 생각한다. 또 3월부터 영등포본동을 시작으로 ‘찾아가는 탁 트인 구청장실’을 열어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7개 동을 방문했고 앞으로 7월까지 나머지 11개 동을 모두 방문할 예정이다.”
대선제분 재생 사업 임박, 골목길 재생 사업도 추진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로 꼽히는 것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다. 2년 전 취임 당시 매년 10조 원씩 5년간 50조 원의 재원을 투입해 전국적으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공표했다. 서울시는 사업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영등포구는 자체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역사적으로 의미가 남다른 대선제분 공장터가 내년이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영등포구는 어떤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나.
“영등포역은 예부터 구도심의 중심지였다. OB맥주, 조선맥주, 경성방직(현 타임스퀘어), 대선제분 등의 공장이 자리해 항상 활력이 넘쳤다. 그런데 이들이 떠난 뒤로 쇠락해 주거환경이 달라졌다. 모두 철거하고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 사업도 하나의 해결 방안이 되겠지만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을 보존하면서 주거환경을 정비하는 도시재생 사업이 삶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다. 그 일환으로 1958년 설립된 대선제분 공장터는 공사를 거쳐 내년 전시·공연장, 카페, 상점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뀔 예정이다. 이는 민간 주도 사업으로 구청은 따로 500억 원 규모의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타임스퀘어 인근 GS주차장 부지에 지상 20층 규모의 청년희망복합타운을 설립할 예정이다. 또한 영등포구에는 운치 있는 골목길이 많다. 그러한 골목길을 아름답게 정비하는 도시재생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인간미 넘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깨끗한 골목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영등포로터리는 서울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이다. 차량 동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곳이 초행길인 운전자는 특히 위험하다. 또한 고가차도 때문에 주변 환경의 발전이 저해되고 지역 간 교류도 단절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12월 착수 보고회를 열었고 올해 2월과 4월 1, 2차 자문회의를 열어 이르면 내년 말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철거 후 일부를 공원으로 만들고 영등포 상징 조형물도 세울 계획인데, 이러한 재생 사업을 통해 상권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청장으로 일한 지 10개월이 됐는데, 소회를 밝힌다면.
“그동안 구청 공무원들과 생각을 맞추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영등포구 공무원들부터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해야 38만 주민 모두가 변화를 체감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10개월 동안 주민행정, 교통, 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주민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영등포 드림팀’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채현일은…
· 1970년 광주 출생
·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 국회의원 보좌관
·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보좌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행정관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186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