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만 발동 권한 가져…경찰력 파견요청 가능한점도 차이 경호권 발동, 1986년이 마지막…이번까지 모두 6차례 발동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여당의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제출을 저지하기위해 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으로 국회 방호원들이 의원들을 끌어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2019.4.25/뉴스1 © News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여당의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제출을 저지하기위해 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으로 국회 방호원들이 의원들을 끌어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2019.4.25/뉴스1 © News1
김경협, 박완주,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학교급식 부가세 영구면제 법안을 제출하려다 선거제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추진 저지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 및 보좌관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2019.4.26/뉴스1 © News1
‘동물국회’가 절정에 이른 지난 25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을 접수하는 의안과에 경호권을 발동했다.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은 1986년 이후 33년만이었다.
발동 직후에는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극한 대치상황일 때 발동된 질서유지권과 혼동되기도 했다. 경호권은 국회의장에게만 부여된 권한으로 경찰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임위원장도 발동할 수 있는 질서유지권과는 차이가 있다.
여야 4당이 추진한 패스트트랙 열차가 자유한국당의 육탄저지에 잠시 멈춰 섰지만, 극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오는 29일 국회 일정이 시작되면 경호권 및 질서유지권이 또 다시 발동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경호권 발동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25일 오후 6시45분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제출을 시도하면서 시작됐다. 민주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이 국회 본청 7층 의안과를 찾았지만, 한국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가로막으면서 ‘동물국회’를 연출했다.
의안과로 들어가려는 민주당 측 관계자와 이를 막으려는 한국당 의원 간 고성이 오갔고 멱살잡이 등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측은 20분간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지만 한국당의 강력한 저지로 실패했다. 그러자 공수처 및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팩스로 제출을 시도했다. 팩스가 전송되던 도중 한국당 측이 법안서류를 빼앗으면서 또 한번 큰 충돌이 벌어졌다.
문 의장은 이 같은 상황을 보고받고 6시50분쯤 국회 의안과에 경호권을 발동을 승인했다. 질서유지권이 아닌 경호권을 발동한 이유는 회의장이 아닌 국회 사무처 사무실에서 충돌이 빚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호원 및 경찰은 회의장에는 들어가지 못하지만, 회의장 밖과 사무실에서는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다.
경호권 발동은 이번까지 포함하면 국회 출범 이후 모두 여섯 차례다. 지난 1986년 이후 33년만으로 국회 출범 이후 6번째 경호권 발동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1986년 10월 16일 12대 국회다.
한편 경호권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1958년 처음 발동됐다. 당시 집권당인 자유당이 발의한 국가보안법을 처리하기 위하여 경호권을 발동, 야당의원들을 구내식당과 휴게실에 감금한 후 법안을 처리했다.
이밖에 1979년 10월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에 대한 제명안을 처리할 때, 1986년 ‘대한민국 국시(國是)는 반공이 아닌 통일이어야 한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유성환 당시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때도 발동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