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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방위비 겨냥 “한쪽만 유리한 끔찍한 합의”

입력 | 2019-04-29 03:00:00

유세중 분담금 인상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한쪽에만 유리한 끔찍한 합의(one-sided horrible deal)’라며 한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열린 유세에서 무역 분야의 성과를 자랑한 뒤 “‘어떤 나라’를 지켜주느라 우리는 50억 달러(약 5조8050억 원)를 잃고 있지만 그 나라는 우리에게 5억 달러(약 5805억 원)밖에 내지 않는다”며 방위비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는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며 직접적으로 나라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올 2월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 5억 달러 인상에 동의했다”고 말한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장군들에게 ‘우리가 (방위) 비용을 얼마나 쓰고 있느냐’고 묻자 ‘50억 달러를 쓴다’고 답했다”며 “‘그럼 그들(한국)은 얼마를 내느냐’고 물으니 ‘5억 달러를 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그 나라를 보호하는 혜택을 제공한 대가로 45억 달러(약 5조2245억 원)를 잃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나라에 전화해 ‘좋지 않다(no good), 우리는 더 이상 이렇게 할 수 없다, 이건 미친 짓이다’라고 말하니 상대가 매우 당황해하며 ‘불공평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상대는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5억 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나는 돈을 더 원한다고 했고, 논쟁 끝에 그들은 내 전화 한 통으로 5억 달러 이상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백악관 각료회의에서도 “한국이 (우리의) 전화 몇 통에 방위비 5억 달러를 더 지불하기로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미 양국의 10차 방위비분담금 협정에 따르면 한국 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분은 787억 원이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보다 높은 금액을 불러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려는 전략을 쓰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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