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마중’ 작품상 받고 생애 첫 동시집 내는 가수 김창완 씨 소극장 콘서트 ‘수요동화’ 진행중… “어쩌다 가수, 말빚 갚으려 시작”
제3회 동시마중 작품상 수상작으로 뽑힌 가수 김창완 씨의 동시 ‘칸 만들기’(왼쪽 사진). 김 씨는 이 작품과 ‘소 그리기’ 등 동시 51편을 다음 달 3일 내는 첫 시집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에 담았다. 이파리엔터테이니움 제공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만난 김 씨는 수상 소감을 묻자 아리송한 동시 같은 말을 읊었다. 특유의 동자승 같은 웃음을 지으며.
“사실 요즘 어른하고 아이하고 구분을 못 하는 세상인데, 제가 쓴 동시에 상을 주신다니, 허리띠 맨 기분입니다. 위아래 구분을 만든 것 같아 기분 좋아요. 허허허.”
“동시를 쓴 지는 10여 년 됐어요. 생각나는 대로 끼적인 거라 ‘이게 잡글이지 뭐’ 하는 생각에 지인들에게 간혹 문자메시지로나 보내고 잊었죠.”
이 ‘잡글들’을 본 박철 시인이 국내 유일의 동시 전문지 ‘동시마중’에 추천해 2013년 ‘할아버지 불알’ 등 5편을 실으며 김 씨는 “본의 아니게” 등단했다.
김 씨가 최근 여는 콘서트 제목에도 ‘동화(童話)’가 들어간다. 3월에 시작한 소극장 통기타 연속 콘서트 ‘수요동화’. 5월 말까지 매주 수요일 서울 강남구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여는데 10회분 입장권이 모두 동났다. 전기기타 사운드를 배제하고 순정한 통기타 화음과 목소리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무대.
“수요동화의 ‘동화’는 동시나 동요와는 달라요. 배우로서, 가수로서 제가 대중 앞에 입고 있던 동화 같은 판타지를 오히려 벗어보겠다는 거죠.”
‘늙은 가수가 걸어간다/남루한 힛트곡을 입고/새옷을 입자니 몸이 불편하고/벗어버리자니 날이 춥다’(김창완 시 ‘늙은 가수’)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