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Q. 신문기사나 뉴스를 보면 환율이 올랐다거나 내렸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와요. 환율은 어떻게 결정되고 기업이나 개인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A. 환율은 한 나라의 돈과 다른 나라 돈의 교환비율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미국에서 물건을 사려면 달러화가 필요하고, 유럽에 여행 가려면 유로화를 가져가야 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외국에 물건을 팔거나 외국으로부터 물건을 들여오는 경우에는 그 나라의 돈을 받거나 그 나라 돈으로 값을 지불해야 하고요. 이처럼 우리나라와 외국 간의 경제적 거래를 위해 우리나라 돈(원화)과 외국 돈을 서로 교환해야 하는데 이때 교환되는 비율이 환율입니다.
환율은 외국 돈이 거래되는 외환시장에서 외국 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상품에 가격이 매겨지는 것처럼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외국 돈의 가격이 환율이 되는 겁니다. 외국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거나 외국의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외국 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환율이 상승합니다. 너도나도 외국 돈을 필요로 하게 되니 가격이 오르는 겁니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상품과 서비스를 외국에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외국 돈이 많아져 환율이 하락합니다. 이 밖에도 환율은 국내외 정치상황이나 심리적 요인 등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처럼 환율이 외환시장에서 외국 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시스템을 변동환율제도라고 합니다. 변동환율제도의 반대는 고정환율제도로 환율을 일정 수준으로 정해놓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환율을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1달러당 1200원으로 고정시켜 놓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언제든 일정한 금액으로 외국 돈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다보니 여기에 맞춰 통화정책을 운영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가안정이나 금융안정 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 경제 사정을 고려해서 그때그때 적절한 통화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는 겁니다. 이 때문에 한국을 비롯해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한 많은 나라들은 변동환율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환율의 상승이나 하락이 경제주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은 그 방향보다는 속도가 중요합니다. 환율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널뛰면 수입이나 수출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서 무역이 위축되고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해 국민경제에도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변동해 큰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오늘날 많은 나라들이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통화정책의 자율성을 확보하면서 환율이 그 나라의 경제사정을 반영해 시장원리에 따라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환율이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도록 하되, 과도한 쏠림이 나타나는 등 급변동할 때에는 필요한 시장안정조치를 실시하는 기본원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우리나라는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IMF 등 국제사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우리나라의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김창호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