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시아 임정 유적지 현장 취재
중국 뤼순 감옥의 일본인 민정장관이 외무대신에게 보냈다는 외교문서. 김월배 교수 제공
문 작가는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등 재외 한인들의 현장을 추적해 왔고, 김 교수는 중국 현지에서 안중근 뼈대 찾기 운동을 벌이며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간양록’ 등을 저술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임정 유적지와 항일 독립투쟁 현장을 답사하고 현지의 증언을 취재한 결과여서 현장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 책은 안중근 의사 등이 단지동맹(斷指同盟)을 맺은 장소가 연해주 독립운동의 아버지라 불리는 최재형의 자택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안 의사는 1909년 3월 항일투사 11명과 함께 동의단지회(同義斷指會)를 결성해 이토 히로부미와 이완용 암살 계획을 세운 뒤 왼손 넷째 손가락 첫 마디를 잘라 ‘大韓獨立(대한독립)’이라고 혈서를 썼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단지동맹 장소는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부근 크라스키노라고 알려져 있었다”며 “안 의사가 수감됐던 뤼순 감옥의 일본인 민정장관이 외무대신에게 보고한 문서에 ‘안응칠(안중근) 김기룡 정대호 우덕순 외 우수리스크 최재형의 주소에 집합해 단지하다’라고 쓰여 있는 기록을 올 초 일본 외교사료관에서 발견했다”고 전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