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담당 더그 밀스 사진기자, 트럼프의 고독한 분위기 잘 잡아내 하노이서 김정은과 걷는 사진 부탁…정상회담중 “천재작가” 칭찬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열린 멕시코 국경장벽 대책회의에서 팔짱을 끼고 의견을 경청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뉴욕타임스(NYT)의 덕 밀스 사진기자가 반대편 의자들 사이로 앵글을 맞추고 촬영했다. 뉴욕타임스 캡처
올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걷는 모습을 찍어달라고 밀스 기자에게 특별히 부탁하며 파일을 백악관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과 함께 사진을 나누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정상회담을 할 때도 기자단 속에서 밀스 기자를 발견하고 “세계 최고의 사진작가” “천재 사진기자” 등의 칭찬을 퍼부으며 손을 흔드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족한 권위와 결단력, 인간적인 고뇌를 밀스의 사진이 잘 포착한다고 평가한다. 밀스의 사진이 각광을 받으면서 백악관 전속 사진사들은 할 일이 없어졌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밀스 기자는 버지니아 지방 신문과 AP통신에서 10년 넘게 일한 뒤 2002년 NYT로 옮겨와 백악관을 담당하고 있다. 그의 카메라를 거쳐 간 대통령만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부터 트럼프 대통령까지 6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게 좋아하는 기자’라는 영예를 안은 밀스 기자는 “다른 기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난처하기도 하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