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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에 폭탄 공급’ 김홍일 장군 유묵 공개

입력 | 2019-04-30 03:00:00

독립운동사 연구가인 심정섭 씨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백강 조경한 선생의 외손자이자 독립운동사 연구가인 심정섭 씨가 29일 김홍일 장군의 유묵을 공개했다.

윤봉길 의사의 중국 상하이 의거 87주년을 맞아 윤 의사에게 폭탄을 제조·공급한 김홍일 장군(1898∼1980)의 유묵이 공개됐다.

독립운동사 연구가인 심정섭 씨(76·광주 북구 매곡동)는 29일 본보에 김 장군이 쓴 유묵 ‘언신행경필행독(言愼行敬必行篤)’을 공개했다. 유묵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 백강 조경한 선생(1900∼1993)의 아들 조연수 씨가 1949년 12월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해 교장으로 재직하던 김 장군에게 받은 것이다.

조연수 씨는 당시 전남 순천지역 제헌 국회의원이자 백강 선생의 동생인 조옥현 씨의 비서관이었다. 가로 52cm, 세로 95cm 크기 유묵은 “말을 삼가고 행동은 항상 공경하며 진중하게 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김 장군은 조 씨가 여수·순천 10·19사건이 발생한 순천 출신임을 감안해 이 같은 글을 써줬다고 한다.

평북 용천에서 태어난 김 장군은 1920년 중국 구이저우(貴州)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항일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1932년 중국 상하이(上海) 병기창 간부로 근무할 당시 이봉창 의사의 ‘1·8 일왕 저격’과 윤봉길 의사의 ‘4·29 상하이 의거용 폭탄’을 제조해 거사를 도왔다. 윤 의사는 김 장군이 만든 수통형 폭탄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虹口) 공원(현 루쉰 공원)에서 열린 일왕 생일과 전쟁 승리를 축하하는 행사에 참석한 일본군 장성들에게 투척했다. 김 장군은 광복군 참모장을 지냈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육사 교장, 육군 제1군단장, 외무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심 씨는 “김 장군은 항일전투에서 중국 보병사단을 지휘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육사 교재인 국방개론 등을 쓴 군인이자 독립운동가”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