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 완화에도 볼넷 증가세 경기당 7.64개 작년보다 1개 늘어 “젊은 투수들 갑자기 등판 일쑤… 압박감 커지며 자기 공 못던져”
삼성 맥과이어
팀당 약 30경기씩 치른 가운데 ‘타고투저(打高投低)’ 양상은 다소 완화됐지만 쏟아지는 볼넷에 각 팀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5강 5약’으로 가을야구 진출 팀의 판도가 갈리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선수 육성 기조 바람을 타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수록 더 많은 볼넷이 쏟아질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10개 구단의 팀 평균 타율은 0.265, 평균자책점은 4.35로 ‘타고투저’가 극심했던 지난 시즌(평균타율 0.278, 평균자책점 4.83)에 비해 방망이는 무뎌지고 마운드는 높아졌다. 같은 기간 홈런 수도 지난해 2.27개에서 1.56개로 30% 이상 급감했다. 경기당 득점도 양 팀 합계 9.66점으로 지난해 10.3점보다 0.64점 줄었다.
과거에 비해 마운드가 한층 젊어져 분위기에 휩쓸리는 현상이 늘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용철 KBSN 해설위원은 “투구 메커니즘이 덜 형성된 젊은 투수들이 긴박한 상황에서 갑자기 마운드에 올라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끼며 자기 투구를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 번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여러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하나 잡기 힘든 비참한 상황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볼 줄이기에 시즌의 희비가 갈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지방구단 투수코치는 “구단별로 젊은 얼굴이 늘었고, 이들의 볼넷이 많은 편”이라며 “아직 시즌 초반이고 젊은 투수들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투수력이 팀 순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데, 안정된 투구를 선보이는 젊은 선수가 많이 나온 팀들이 시즌 막판 웃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