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외국지도자 만난 자리서 “혼란스러운 7개 왕국 안되게 하자” 리커창도 촬영지 찾아 드라마 언급…홍콩언론 “원본 압축한 버전 본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미국 TV 드라마 ‘왕좌의 게임’ 팬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왕좌의 게임 속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을 검열한 뒤 삭제해서 내보내 드라마 팬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HBO 홈페이지
SCMP가 익명의 관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시 주석은 최근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정상포럼 참석차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외국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드라마를 언급했다. 그는 드라마 속 대사를 인용해 “우리는 세계가 ‘혼란스러운 전쟁을 벌이는 웨스테로스 대륙의 7개 왕국’처럼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평소 미국 드라마와 영화를 즐겨 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드라마 중에서는 워싱턴 정계의 암투를 그린 ‘하우스 오브 카드’, 영화로는 ‘대부’,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특히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2년 국가부주석 신분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 미국 어린이로부터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이루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때도 할리우드 영화 제목과 같은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불가능한 임무)”이라는 답으로 권력자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양대 권력자의 미드 사랑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 국민은 이 드라마를 제대로 보기 힘들다고 SCMP는 전했다. 수입 및 방영을 관장하는 텐센트는 폭력 및 선정적 장면을 상당 부분 삭제한 채로 내보내고 있다. 특히 SCMP는 “시 주석과 이 총리가 보는 소위 ‘다이아몬드 버전’은 이 방송본과도 다르다. 특별히 압축해 편집한 것”이라고 전했다. 빡빡한 일정의 고위 권력자가 빨리빨리 볼 수 있도록 배려한 셈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