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 News1
경기 중 상대 코치에게 폭언을 한 김태형 감독(두산)이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제재금 2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함께 논란이 된 양상문 감독(롯데)는 엄중경고 조치했다. KBO는 앞으로 선수를 다치게 할 수 있는 빈볼 등의 사안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KBO는 30일 서울 도곡동 KBO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지난 28일 잠실에서 벌어진 두산과 롯데의 벤치클리어링 사태에 관해 심의, 김태형 감독에게는 제재금 200만원을 부과했고 롯데 양상문 감독은 엄중경고 조치했다.
상벌위원회는 경기장 내에서 모범이 되어야 할 감독이 상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비신사적 행위를 해 경기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경기 운영을 지연시킨 책임을 물어 이같이 제재했다.
당시 경기에서 두산이 9-2로 앞서던 8회말 구승민(롯데)의 공이 타석에 있던 정수빈(두산)의 옆구리에 맞았고, 고통을 호소하던 정수빈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욕설을 한 점을 인정한 김 감독의 겨우 상벌위원회가 열리기 전부터 징계를 피하기 어려워 보였다. KBO리그 규정에 의하면 감독, 코치나 선수가 심판 판정에 불복하거나 폭행, 폭언, 빈볼, 기타 언행으로 구장 질서를 문란케 할 경우 제재금 300만원 이하, 출장정지 30경기 이하의 처벌을 내릴 수 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김태형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상대에게 폭언을 했다는 점 때문에 징계했다. 양상문 감독도 대응을 해 엄중경고 조치했다. 징계는 언행의 수위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도 흥분하기는 했지만 욕설을 하지는 않았다.
출장정지 조치가 내려지지 않아 김 감독으로서도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그러나 선배 감독인 양 감독과의 관계 등 개인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은 남아 있는 상태다.
김 감독이 공 코치에게 폭언을 하다 구승민에게로 시선이 가기도 했지만, 구승민에게까지 문제가 될 말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류 사무총장도 “객관적으로 조사를 했을 때 나타나지 않았고, (공 코치에게) 욕설을 한 것은 맞으니 그것을 기반으로 징계했다”고 이야기했다.
KBO 상벌위원회. © News1
이어 (영상 등을 봤을 때) 선수에게 욕설을 했다는 근거는 찾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다른 KBO 관계자 역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다 구승민을 쳐다본 것일 수도 있고, 무언가 말을 했다고 해서 폭언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빈볼 여부에 관계없이 공을 맞은 정수빈이 다친 것은 반복돼선 안 될 일이다. 정수빈은 29일 검진 결과 우측 등 타박에 의한 9번 늑간 골절상인 것으로 확인됐고, 폐 좌상(멍)과 혈흉(폐에 혈액이 고이는 것)이 추가 확인됐다.
이에 KBO도 선수 보호를 위해 심판들이 현장에서 빈볼 여부 등을 판단할 때 좀 더 엄격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끔 했다. 류 사무총장은 ”앞으로 심판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관련 내용을 심판들에게 전달했다“고 이야기했고, 이 내용은 각 구단에도 통보됐다.
한편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던 삼성과 LG의 경기 중 김상수(삼성)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하다 퇴장당한 건 역시 이날 상벌위원회 심의 대상이었다. 심의 결과 김상수에게는 벌금 50만원이 부과됐다.
28일 경기에서 4회말 김상수가 체크 스윙을 할 때 방망이가 절반 이상 돌아가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도 했으나 1루심은 스윙이 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김상수는 범타로 물러난 뒤 벤치로 들어가며 헬멧을 집어던져 퇴장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