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직업능력개발훈련 교육 결과를 직원들의 승진이나 임금인상 근거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학기술대학교 이진구 교수는「이러닝 훈련,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자료에 기업들을 대상으로 직업능력개발훈련 중 이러닝 교육(온라인을 통한 교육)훈련의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를 소개했다.
총 162개 조사대상 기업 중 32.7%가 승진, 19.3%가 교육훈련 인센티브 제공 그리고 3.4%가 임금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자료로 쓴다고 답변했다. 이러닝 교육훈련이 실제로 근로자들의 근로역량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기업들이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진구 교수는 “인터넷 등을 통한 원격훈련(이러닝 교육)은 직업능력개발훈련의 효율성‧경제성‧실효성 극대화 측면에서 최상의 선택지인데도 최근 대기업이 이러닝 교육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고 이로 인해 시장 규모가 줄어들면서 교육 과정과 콘텐츠의 질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가 2015년 이후에만 관련 규정(노동부 고시 「사업주 직업 능력 개발 훈련 지원 규정」)을 10여 차례나 바꾸면서 기업과 교육훈련기관들이 교육 계획을 수립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교육의 주체인 근로자, 사업주, 교육훈련기관의 입장이 아니라 정부 정책의 변화에 따른 행정적 필요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제도가 불안정하다는 업계 일각의 주장도 있다.
올해 직업능력개발훈련 예산이 전년보다 600억 원 가량 축소 편성되었는데 그로 인해 기업들이 위탁교육을 더욱 외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토론 과정에서는 “우리나라 25세 이상 65세 미만 성인의 평생교육 참여율이 OECD 평균 이하다”면서 “근로역량 하위집단의 교육 참여율은 더 떨어져 근로자들 간 계층 이동의 사다리마저 부실(「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각국의 교육체계비교」 연구보고서 중)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위탁교육기관과 콘텐츠개발기관 측에서는 관련 제도가 지나치게 자주 개정되고 그 변동의 폭도 커서 업체들이 의미 있는 투자조차 꺼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투자가 부진하면 당장은 제도의 수혜자인 근로자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나아가 이러닝 교육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스마트 교육의 발전이 더뎌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김종윤 인적자원개발과 과장은 "제도 불안정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자주 접해 이러닝 교육훈련의 실효성과 발전가능성을 높이도록 애쓰겠다"고 밝혔다.
직업능력개발훈련은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거나 앞으로 종사할 직업에 필요한 직무수행능력을 습득·향상하도록 실시하는 훈련이다. 교육훈련 비용은 정부가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원한다.
고려대학교 조대연 인적자원개발학 교수가 좌장을 맡고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이진구 교수가 주제 발표를 했다. △ 한양사이버대학 이지은 교수 △ LG유플러스 이기원 인재개발 담당자 △ 고려아카데미컨설팅 임용균 대표 △스톰미디어 이성호 대표 △고용노동부 김종윤 인적자원개발과 과장은 토론자로 참여했다.
동아닷컴 김동석 기자 kimgiz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