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평택공장 자신 있느냐"…삼성전자 사장 "꼭 해낼 것" 이재용 "이거 짓는 돈이 인천공항 3개 짓는 비용" 농담도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 번 와 달라.”
지난 1월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청와대 경내 산책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넨 초대 인사말이다.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내 삼성 공장에 방문하면서 이 부회장과의 약속을 3개월여 만에 지키게 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의 초대에 “얼마든지 가겠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들면 언제든지 가죠”라고 화답했다. ‘선(先) 투자’ 조건부 약속을 내걸었던 것이 이번 만남의 시초가 된 것이다.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교감으로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결정되면서 문 대통령의 삼성 공장 방문 명분이 마련됐다.
3대 분야(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중 하나인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인 것이다. 청와대는 신산업 집중 육성을 통해 기업 투자를 견인하고 경기 부진 국면을 타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외 행사에서 수 차례 얼굴을 맞댔던 만큼, 둘 사이에선 어색함과 긴장감보단 친근함이 느껴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EUV동 건설현장에서 경과를 보고 받는 자리에서 “이거 (공장) 짓는 돈이 인천공항 3개 짓는 비용”이라며 농담을 건네 주변의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또 대통령 앞에서 “다음 (파운드리 생산 라인 공장은) 평택에 지을 거죠”라고 정은승 삼성전자 사장에게 질문하며 적극적인 투자 의지도 내비쳤다. 정 사장은 “그렇다”며 “저한테 내부적으로 주신 숙제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자신 있느냐”고 물었고, 정 사장은 “열심히 하겠다”며 “지금까지 해냈듯 꼭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축사를 통해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는 한편,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 세계 1위, 팹리스(설계) 분야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