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욱 OK저축은행 신임 감독 “우여곡절 있었지만 착실히 준비… 팀 분위기 띄워 우승목표 달성”
경기 용인시에 있는 OK저축은행 체육관에서 배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한 석진욱 감독. 그는 “창단 때부터 함께한 팀이기에 선수들과의 소통은 원활하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내 생각을 선수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용인=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은 최근 세 시즌 7위(최하위)→7위→5위에 그쳤다. 2013∼2014시즌부터 사령탑을 맡았던 김세진 감독이 3월 19일 물러나자 창단부터 그를 보좌한 석진욱 수석코치(43)가 팀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구단은 발표를 미뤘다. 김호철 국가대표 전임 감독과 접촉한 게 그 배경이었다. 결국 김호철 감독은 대표팀 1년 자격정지의 징계를 받았고 구단은 지난달 22일 ‘석진욱 감독’을 발표했다. 자존심이 상했을 법도 했지만 석 감독은 “지난 일을 말해 뭐 하겠느냐. 미래에 대해 물어봐 달라”며 말을 아꼈다.
본인은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배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그는 ‘준비된 지도자’로 통한다. 선수 시절부터 기본기가 좋고 리시브와 수비가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배구도사’다. 1999년 실업팀 삼성화재에 입단한 그는 2012∼2013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OK저축은행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석 감독의 합류로 다음 시즌에는 ‘초중고 동기 3총사’가 지략을 겨루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석 감독,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인천 주안초-인하사대부중-부고를 함께 다녔다. 석 감독과 최 감독이 한양대, 장 감독이 성균관대로 진학하면서 헤어졌지만 셋은 삼성화재에서 다시 뭉쳐 전성기를 이끌었다.
“태웅이는 어릴 때부터 주장이었어요. 리더십이 뛰어났죠. 가끔 제가 ‘싫어. 네 말 안 들어’ 하며 어깃장을 놓곤 했죠(웃음). 병철이는 머리가 좋았어요. 그래서 공격수로 성공했던 것 같고요. 그러고 보니 삼성화재에서도 태웅이가 가장 먼저 주장을 했네요. 다음이 병철이, 그리고 저였죠.”
최 감독은 지난 시즌을 포함해 이미 감독으로 2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장 감독은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한국전력의 새 수장이 됐다. 이들과 만날 석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다음 시즌에도 막강하겠죠. 병철이도 팀을 잘 추스를 것 같고요. 감독이 된 이상 지난 시즌보다 분위기를 더 좋게 만들 자신은 있어요. 그런 분위기에서 훈련을 하면 성적도 오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빨리 겨뤄 보고 싶네요. 목표요? 물론 우승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