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탈락하고 2016년 일반병 입대… PX 냉동식품으로 체중 불려 힘키워 수비는 이미지 트레이닝 큰 효과… 내야 전천후 맡으며 0.350 맹타 과시
2016시즌이 끝난 뒤 현역으로 입대해 청와대 경비 업무를 하다가 지난해 제대한 박찬호는 이번 시즌 멀티 내야수로 19경기에서 타율 0.350, 출루율 0.435를 기록하고 있다. 주로 유격수로 경기에 나섰지만 2루, 3루 수비도 무리 없이 소화하며 2년 공백을 무색하게 한다. 2016년 박찬호는 국군체육부대 상무야구단에 지원했다가 탈락해 현역으로 입대하게 됐다. 박찬호는 “(현역 입대는) 상상도 못 해본 일이다. 입대 초기에는 야구를 생각하고 싶지 않아 일부러 중계도 잘 안 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찬호는 2017년 KIA가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TV로 보며 마음속에 뜨거운 열정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뭐라도 해야겠다’고 다짐한 그는 힘을 기르기 위해 PX에서 냉동식품을 사 먹으며 몸무게를 65kg에서 78kg까지 늘렸다. 틈틈이 부대 동료들과 캐치볼을 하는가 하면 혼자 공터에서 방망이를 휘두르기도 했다. 여건상 불가능했던 수비 훈련은 머릿속으로만 그렸다. 박찬호는 “시도 때도 없이 야구 생각을 했다. 구체적인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고 내가 어떻게 움직일지 상상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팀 훈련에 합류해서도 적응이 빨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