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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 한국당에 손 내밀었지만…나경원 “대화 진정성 없다”

입력 | 2019-05-01 15:24:00

여야 4당 “오늘 오후라도 당장 만나자”
나경원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사과 먼저”




김관영 바른미래당(왼쪽부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선거법,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후 합의문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5.1/뉴스1 © News1

선거제·사법제도 개편안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마친 여야 4당이 1일 자유한국당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거부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여야 4당 합의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패스트트랙을 지정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하면서 한국당에 대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패스트트랙은 법안 처리를 위한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라며 “한국당에게 그간의 반대를 위한 반대를 접고 정치개혁 과제에 대한 성실한 논의 참여를 요구하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본회의에선 이대로 처리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당과 열린 자세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당장 오늘 오후에라도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얻은 것이 굉장히 많다”며 “야성을 회복하고 당이 결집했고 지지율도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문을 닫아둘 수가 없다”며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직접 접촉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의 극한 대치를 풀기 위한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고 장병완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극한대립을 종결하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反헌법 패스트트랙 7일간 저지투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5.1/뉴스1 © News1


하지만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의 제안을 수용할 생각이 일단은 없어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언제든지 합의를 논의하고 싶다”면서도 “(국회를) 파국으로 몰고 갔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대화에) 들어오라는 것은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와 사과가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 관계가 급랭모드로 접어들었지만, 여야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민생입법 문제 등을 고리로 국회 정상화를 타진할 가능성도 있다. 여야 모두 국회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부담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지난달 25일 국회에 제출한 추경에는 강원 산불 대책 관련 예산 등이 포함돼 있다. 여야 4당 역시 한국당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면서 국회 문제를 끄집어냈다. 한국당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면서 압박도 동시에 한 셈이다.

그렇지만 나 원내대표는 이 역시 선을 그었다. 나 원내대표는 “미세먼지, 산불, 포항 지진 관련 재해 추경은 아무리 국회가 막혀있어도 하겠다”며 “민생과 경제 문제는 한국당이 지난 2년 동안 주장해왔던 우리 당의 전매특허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중국 상하이에 가서도 4월 국회 합의하자고 문항까지 써서 갔었는데 이제 와서 민생과 추경을 그 입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진정성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몸싸움까지 수반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쌓인 감정의 골이 만만치 않은 듯하다. 따라서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출이 이뤄지는 오는 8일 이후에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밑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