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롯데카드 인수전 참가
금융지주사 3위 놓고 맞대결 구도
롯데카드 인수전에 우리은행이 뛰어들면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라는 금융지주사간 맞대결이 벌어지게 됐다.
롯데카드 인수전은 당초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한화그룹이 막판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하나금융이 무난히 승자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핵심계열사인 우리은행이라는 강력한 복병이 나타나면서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MBK와 우리은행이 각각 롯데카드 지분 60%와 20%를 인수하고 나머지 20% 는 롯데지주가 유지하는 구도다. MBK와 같은 사모펀드 운용사는 지속적 사업보다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차익을 남기는 속성이 강해 장기적으로 우리은행이 MBK 지분까지 추가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참여는 1월 출범한 지주사 체제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은행 부문을 인수·합병(M&A)으로 강화하려는 우리금융의 승부수라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으로 출자 한도 규제에서 벗어나 7조 원 이상의 출자 여력을 확보했다. 이를 발판으로 4월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 주식매매계약을 맺었고, 부동산신탁회사인 국제자산신탁과도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재 금융지주사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하나금융을 견제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주사 출범 이후 첫 분기인 1분기 실적에서 우리금융은 당기순이익 5686억 원으로, 5560억 원인 하나금융을 소폭 앞섰다. 지난해 1539억 원의 순이익을 올린 롯데카드의 지분율 수익이 더해지면 금융지주사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롯데지주는 이르면 이번 주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