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건설 현장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의 채용 요구 집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로 자기네 조합원을 채용하라며 공사장 입구를 막고 충돌하는 바람에 공사가 중단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지난달 23일 양대 노총 1000여 명이 하루 종일 맞불 집회를 가졌다.
이들의 요구는 상식적인 노조 활동의 한계를 넘는다. 민노총의 조합원 채용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아온 건설사 측에서 3월 15명을 고용하자 이번에는 한노총이 요구를 해 20명을 고용했고, 민노총이 다시 “우리 쪽을 더 고용하라”며 이 지경에 온 것이다. 다른 공사장에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불법집회는 물론 비조합원의 현장 출입 차단 등의 횡포가 자행되고 있다.
어려운 경제 현실이나 일자리의 지속적 창출에 대한 고민보다 당장의 이익과 기득권 유지에만 집착하는 강성 노조들의 행태는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동아일보가 최근 노조 간부와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인터뷰에서 대다수는 전체 근로자와 사회 대신 기득권에만 매몰된 거대 노조의 행태를 우려했다. 노조 내 파벌싸움이 정치판하고 똑같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