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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천막농성 투쟁 접은 한국당

입력 | 2019-05-02 03:00:00

일부 진보단체와 물리적 충돌 우려
박원순 “촛불광장 훼손 좌시 안해”… 서울시, 천막설치 불허방침 밝혀
한국당, 전국순회 여론전 펼치기로
바른미래, 최고위원 임명 싸고 갈등




자유한국당이 여권의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반발해 추진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의 천막농성 계획을 보류하고 전국 순회 집회를 통한 여론전을 펼치기로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2일 청와대 앞에서 당 회의를 연 뒤 대구·부산 집회를 열고 이튿날 호남선을 타고 올라와 주말 광화문 집회를 여는 등 국민들을 만나는 민생투쟁을 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한국당은 지난달 30일 새벽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 직후부터 광화문 천막농성 계획을 세웠다. 1일 오전까지도 당 관계자들이 광화문광장에 나가 천막을 칠 장소를 물색했는데, 이미 진을 치고 있던 단체들과의 물리적인 충돌 가능성을 당 지도부에 보고했다. 특히 이날부터 일부 친여 성향 진보단체가 ‘한국당 천막 저지 촛불집회’를 시작하는 점 등을 고려해 일단 광화문 천막농성은 후순위 방안으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권을 가진 서울시의 불허와 과태료 부과라는 현실적인 여건도 주요 고려 대상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의 (광화문광장) 천막당사는 불법이며,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리고 촛불을 밝혔던 광장을 짓밟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허가 없이 천막을 칠 경우 자진 철거 권유나 변상금 부과, 강제 철거까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세월호 참사 관련 천막 역시 정부에서 특별 요청한 11개를 제외한 유가족이 임의로 설치했던 3개 천막은 변상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세월호 천막뿐 아니라 과거 여러 정당이 광화문에서 단식투쟁, 정치집회를 할 때 과태료를 납부한 사례 등도 검토했다. 당 관계자는 “일단 보류하기로 했지만, 천막농성에 대한 황교안 대표의 의지가 강해 청와대, 여당의 반응에 따라 언제든 강행할 수 있는 카드”라고 전했다.

원내대표 차원의 투쟁 방안으로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제 개편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민생의 실태에 대해 알리는 ‘삼위일체 콘서트’ △‘자유친’(자유한국당 유튜브 친구)을 통한 한국당 콘텐츠 확산 방안 등을 제시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국회 충돌 당시) 반입된 해머는 민주당 이후삼 의원 보좌진이 반입한 것을 확인했다”며 물리적 충돌에 대한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대출 의원이 삭발한 데 이어 2일엔 김태흠 의원 등 10여 명의 의원이 삭발할 예정이다.

한편 패스트트랙 후유증으로 내분에 휩싸인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는 공석으로 남아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주승용 의원(국회 부의장)과 문병호 전 국회의원을 각각 임명하며 친위 체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반대파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 김수민 최고위원은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시 최고위원회에서 협의하도록 한 당헌을 위반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최우열 dnsp@donga.com·홍정수·김예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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