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지난달 26일 밤 목포의 한 무인텔에 투숙했다. 다음날 목포시내를 맴돌며 범행시점을 노렸다. 같은 날 오후 3시 김 씨는 유 씨에게 목포버스터미널 공중전화를 지정하며 A 양에게 전화를 걸라고 했다. 유 씨의 전화를 받은 A 양은 ‘2시간 후 만나자’고 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27일 오후 5시 목포 시내 A 양의 친부 집 앞에서 A 양을 만나 차량에 태웠다. 김 씨는 1시간 뒤 전남 무안군 한 초등학교 옆 농로에서 차량을 세워놓고 A양을 살해했다. 김 씨가 A양 목을 졸라 살해할 당시 유 씨는 지켜만 봤고 제지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난달 28일 오후 1시부터 A 양 시신을 유기한 저수지를 세 차례 오갔다. 두 사람은 A 양 시신을 누군가 발견했는지 살펴봤다. 저수지에 112순찰차가 출동하고 유 씨는 ‘A양 시신이 발견됐다’는 경찰연락을 받았다. 범행이 들통 난 것을 안 김 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6시 집 인근 지구대를 찾아가 어설픈 자수를 했다. 계획적으로 이뤄진 48시간 살인사건이 끝난 것 같았지만 여전히 반쪽 거짓 자수였다.
김 씨는 광주 동부경찰서 첫 조사에서 “유 씨가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는 “유 씨가 두 살배기 아들을 양육해야 한다. 유 씨를 선처해주면 범행을 자백 하겠다”고 했다. 유 씨가 A 양을 살해할 때 옆에 있었다며 나머지 반쪽 진실을 털어놓았다.
유 씨는 “김 씨가 A 양을 살해한 것을 본적이 없다”며 줄곧 오리발을 내밀었다. 그는 2일 뉴스를 보고 ‘혼자 책임을 지겠다’는 김 씨의 약속이 깨진 것을 알게 됐다. 또 자신도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을 알고 뒤늦게 범행을 실토했다.
유 씨는 2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김 씨가 A 양을 살해하려고 범행도구를 사고 전화로 유인하는 것을 알았지만 자신과 두 살배기 아들을 죽일까봐 겁이 났다. A 양 목을 조를 때도 무서워 막지 못했다”고 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살인공모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모우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