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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여성 왕위계승’ 논의 전망…왕실 성차별 바뀔까

입력 | 2019-05-02 17:00:00

일본 정부, 올 가을 이후부터 논의 시작할 듯




일본 정부가 왕실의 왕위 계승 문제에 대한 논의를 즉위 관련 행사가 마무리되는 올 가을 이후 시작할 전망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2일 보도했다.

나루히토(?仁·59) 일왕의 즉위로 왕위 계승자가 3명으로 줄어들자, 안정적인 왕위 계승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현재 일본 왕실 규정에는 남성만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여성 왕위 계승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1일 나루히토 일왕의 승계식에는 왕족 중에서는 나루히토의 동생인 후미히토(文仁·53)와 작은아버지인 마사히토(正仁·83) 2명만 참석했다. 각각 왕위 계승 서열 1위와 3위다. 2위는 후미히토의 아들 히사히토(悠仁)인데, 12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단출한 모습의 왕위 승계식이 전국에 생방송되면서 불안한 일본 왕위 계승 문제가 다시금 드러났다. 이에 더해 일본 왕실이 성차별 문제도 부각됐다. 마사코(雅子·55) 왕비 등 여성 왕족이 승계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다.

승계식에는 ‘왕위 계승 자격을 갖춘 성인 남성 왕족만 참석한다’는 왕실 전례에 따라, 마사코 왕비 및 나루히토의 외동딸인 아이코(愛子·17) 공주는 참석하지 못했다.

승계식 이후 열린 즉위 의식에는 마사코 왕비 및 성인 여성 왕족들이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일본 언론 및 외신에서는 일본 왕실의 남녀차별 관행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현재 일본 왕족은 총 12명이지만, 이 가운데 왕위 계승자는 3명에 불과하다. 1위는 후미히토 왕세제이며, 2위는 그 아들인 12살된 히사히토 왕자, 3위는 아키히토 전 일왕의 동생인 83세된 마사히토 친왕이다.

여성 왕족은 왕위를 계승할 수 없기 때문에 마사코 왕비와 아이코 공주를 비롯한 6명의 여성 왕족은 왕위 계승 서열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여성 왕족은 결혼하면 왕실 신분마저 상실한다. 일례로, 아키히토 전 일왕에게는 딸 사이코(淸子·50) 공주가 있지만, 2005년 결혼하면서 왕족 신분을 상실했다.

현 상태로라면 마사히토 친왕은 연로해 사실상 왕위 계승이 힘들며, 12살인 히사히토 왕자가 향후 결혼해 아들을 낳아야 왕위가 이어진다. 또 차세대 여성 왕족인 아이코 공주와 히사히토의 누나인 마코(眞子·27)와 가코(佳子·24) 공주가 결혼을 해 왕족신분을 상실하면, 히사히토 왕자 혼자 차세대 왕족에 남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안정적 왕위 계승 방안을 논의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왕족인 남성에게만 왕위를 계승하는 ‘부계계승’ 규정 대신, 여성 일왕 및 어머니가 왕족인 경우에도 왕위를 계승하는 모계계승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또 여성 왕족이 결혼 후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즉위 관련 행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11월 이후 관련 논의를 시작할 전망이다. 그러나 아베 정권을 비롯한 보수파에서는 여성 일왕에 대해 부정적이라 논의는 난항이 전망된다.

아베 총리는 야당 시절인 2012년 2월호 월간지 기고문에서 “여성 일왕에 반대한다”라고 밝히는 등 여성 일왕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1일 기자회견에서 왕위 계승 문제에 대한 질문에 ”부계승계가 유지되어온 온 무게를 고려하면서, 신중하고 정중하게 검토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라며 소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