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반발… 한국당은 “환영”
“4대강 보 해체 반대” 서울역 집회 4대강 보 인근 지역 농민 5000여 명이 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대정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해 보 해체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세종시가 세종보(洑) 해체를 유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세종보 해체 여부는 2, 3년 중장기 모니터링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며 “생태 복원 같은 환경 측면뿐만 아니라 도시 관리를 위한 용수 확보와 경관 유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 시장이 정부의 4대강 보 철거 방침에 반기를 든 셈이다. 세종보 해체에 대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성급하게 해체를 결정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 2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세종보와 죽산보 완전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 상시 개방을 제안했다.
세종환경연합은 “환경부가 환경적, 경제적인 검토를 통해 세종보 해체를 결정한 것에 찬물을 끼얹고 금강의 건강성을 회복하려는 정책에 반기를 드는 반환경적 작태”라고 비난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은 “늦었지만 세종시민들을 위한 올바른 결정이라고 본다”며 환영했다.
‘4대강 보 해체 저지 범국민연합(4대강 국민연합)’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대(對)정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를 열고 보 해체 중단을 촉구했다. 4대강 국민연합은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과 이명박 정부 시절 고위 인사, 보수 성향 종교 및 시민단체 인사들로 구성됐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4대강 보 인근 16개 지역 농민 약 5000명은 “4대강 보 해체 결사반대한다!” “4대강 보 해체하면 농업인 다 죽는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공동대표인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현 정부가 졸속으로 4대강 보 해체를 결정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종=이기진 doyoce@donga.com / 김호경·한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