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캡틴아메리카 방패’가 된 MIT 명물 돔

입력 | 2019-05-03 03:00:00

‘장난질 끝판왕’ MIT 학생들… 어벤져스 개봉에 맞춰 깜짝 쇼
캡틴役 에번스 “베리 쿨” 트윗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명물인 그레이트 돔이 어벤져스 영화 속 배역 ‘캡틴아메리카’가 사용하는 방패문양 천으로 덮인 모습. 스스로를 ‘해커’로 자처하는 MIT 학생 수십 명이 어벤져스 시리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몰래 설치했고 이틀 후 철거됐다. 사진 출처 보스턴글로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학생 수십 명이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에 맞춰 캠퍼스의 명물 ‘그레이트 돔’을 영화 속 배역 ‘캡틴아메리카’가 사용하는 방패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보스턴글로브 등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이틀간 돔을 덮었던 방패 모양의 천은 지난달 29일 학교 측이 철거했다.

‘해커’라고 자칭한 학생들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 소식이 알려진 후부터 깜짝 쇼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 명이 약 6개월간 그레이트 돔의 변신을 준비했다고 보스턴글로브는 전했다.

이에 가담한 한 학생은 보스턴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포함해 지금 MIT에 다니는 학생들은 모두 ‘어벤져스’ 시리즈와 함께 자란 세대”라며 “돔을 방패로 만든 것은 ‘어벤져스’에 대한 우리의 감사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이를 보고 더 많은 상상력을 펼쳤으면 한다”고도 했다. 매사추세츠주 출신으로 캡틴아메리카 역을 맡은 배우 크리스 에번스는 트위터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너무 멋져!(Very Cool!)’라고 적었다.

MIT에서는 돔 변신 등을 포함한 기발한 장난을 ‘해킹’, 이에 가담한 학생들을 ‘해커’로 부른다. 독창성과 영리함을 증명하는 악의 없는 장난, 속임수, 호기심 가득한 캠퍼스 탐험, 창조적 발명 등도 모두 해킹에 포함된다. 1920년대부터 시작된 해킹은 학교의 유서 깊은 전통이자 문화의 일부가 돼 성적과 시험에 고통 받는 학생들에게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MIT는 소개한다.

해킹 장소였던 그레이트 돔은 MIT의 상징과 같은 건물인 데다 눈에 잘 띈다는 이유로 많은 해커들이 탐내 왔다. 해커들은 1994년 캠퍼스 순찰차 모형을 돔 위에 올렸고 1999년에는 돔을 스타워즈의 R2D2 로봇으로 변신시켰다. 2009년 태양열을 이용해 돔 테두리에 지하철 모형이 돌아가게 만든 해커도 있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