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산다/조상호 지음/418쪽·2만2000원·나남
고려대 법대 시절 조 회장은 지하신문 기자로 활동하다 수배자 신분이 된다. 졸업 후 취업이 여의치 않자 출판계로 눈을 돌린다. 기자와 다른 방식으로 시대를 살피며 언론 서적을 주로 출판했다. 1979년 이후 펴낸 책이 3500권에 이른다.
시대가 바뀌고 친구들은 하나둘 사회 주축으로 성장했다. 의지와 별개로 유혹적인 상황이 빈번해지자 그는 나무로 눈을 돌린다. 2008년 20만 평 나남수목원을 만들어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다. 나무는 자신을 지킬 출구이자 유혹적 상황을 헤쳐 나갈 돌파구였다.
나남출판의 사훈은 ‘나남의 책은 쉽게 팔리지 않고, 오래 팔립니다’. 박경리의 소설로 얻은 수익으로 사회과학 서적을 펴내는 ‘착한 출판’을 지향한다. 책을 읽다 보면 나남에서 펴낸 대표 책들을 찾아 읽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