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 키움 장영석의 도전
키움 장영석은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붙박이’ 주전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내야수 경쟁에서 밀려 잠시 투수 전향을 시도하기도 했던 그는 이번 시즌 ‘남은 전 경기 출전’을 목표로 그라운드를 밟는다. 뉴스1
그가 3루를 비우는 날은 쉬는 날이 아니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지명타자로 나서는 박병호가 비운 1루에 서거나 장영석 자신이 지명타자로 나선다. 장영석이 올 시즌 결장한 경기는 불과 2경기다.
직전 시즌까지 통산 타율 0.225에 불과했던 장영석에게 주전 딱지가 붙자 변화가 생겼다. 방망이도 춤을 추며 ‘3할대 타자’(0.313)에 이름을 올린 것. 타율만 좋은 게 아니다. 득점권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적시타를 치며 김재환(두산)과 같은 쟁쟁한 선수들과 KBO리그 타점 공동 1위(35점)에도 올라 있다.
장영석이 사용하는 배트는 손잡이 부분이 30도가량 기운 비대칭형이다. 메이저리그 무키 베츠 등이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그립감을 개선하기 위해 고안된 방식이다. 키움 제공
군 제대 후 2015년 무렵부터 강한 어깨를 앞세운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비로소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었다. 팀에 필요한 ‘알짜 백업’으로 출전 경기도 서서히 늘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중책을 맡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난 시즌 직후 피나는 타격 훈련을 했다. 그뿐 아니라 지인과 머리를 맞댄 끝에 요즘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손맛을 본다는 ‘특별한 배트’를 잡았다.
장영석의 배트는 노브(배트 손잡이) 부분이 평평한 일반 배트와 달리 약 30도 기운 ‘비대칭형’이다. 그립감을 개선해 양질의 타구를 만들기 위해 고안된 방식으로, 빅리그에서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에 오른 무키 베츠(27)는 노브가 타원형으로 변형된 배트를 쓴다. 장영석은 “꽉 쥐는 느낌이 들어 타구질도 좋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바꾸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목표는 기록보다는 남은 전 경기 출전이다. 타율, 타점 등 숫자 기록 욕심은 버렸다. 이유는 ‘늦어서’란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