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사태, 북한, 핵감축 등 다양한 논의
베네수엘라 사태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무역, 베네수엘라 사태, 북한, 핵감축 , 러시아 스캔들 등 많은 주제에 대해 1시간 넘게 전화 통화를 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간의 최신 군축 협약인 ‘뉴스타트 조약’(새 전략무기감축협정) 관련한 논의와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박,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조, 뮬러 특검 보고서까지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 통화를 마치고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과 길고 매우 좋은 대화를 가졌다”면서 “‘마녀사냥’(뮬러 특검)이 시작되기 전부터 내가 항상 말했듯이,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모든 이들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것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역,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북한, 핵무기통제, 심지어는 ‘러시아 사기 사건’(대선 당시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소위 ‘러시아 스캔들’ 의미)에 대해 논의했다. 아주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현재의 핵협정을 연장하는 방안과 함께 중국도 포함해 새로운 핵 협정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기자들에게 “핵협정에 대해 이야기나눴다”면서 “우리가 덜 만들고 그들도 덜 만들어서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엄청난 화력의 일부를 없앨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합의에 중국을 포함시킬 수 있다고 했다.
양자협상 대신 중국을 포함한 3자 협상을 한다는 이 구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미 그들(중국)에게 말해뒀다. 그들은 이 합의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을 매우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광범하게 이야기나눴다고 샌더스 대변인은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북한의 비핵화 압박을 지속해서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전했다. 양측의 전화 후 러시아측이 발표한 성명에 다르면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북한의 성실한 의무이행은 대북 제재 압박을 줄이는 상호적인 조치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샌더스 대변인은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국민 편에 설 것이라는 것과 (그들이) 식량, 물, 의료용품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대통령은 통화 내내 여러 차례 그런 감정을 반복해 말했다”고 했다.
약 한달 전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에 특수 부대를 파견했다며 이를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은 군대에 대한 말은 전혀 하지 않고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조를 주로 이야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회담에 대해서는 “꽤 잘 되어간다”고 밝혔고,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국민들만이 자신들의 나라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으며 내정간섭이나 베네수엘라 정권교체 시도가 위기의 해결을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양국이 얽혀 있어 민감한 문제인 ‘뮬러 보고서’에 관해서도 짧게 대화했다고는 샌더스 대변인은 말했다. 하지만 대변인은 러시아 선거 개입에 대해 대화했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샌더스 대변인은 “매우 간략하게 논의됐다”면서 “기본적으로 이 일이 끝났고 공모는 없었다는 맥락에서 이야기됐다. 두 정상은 이번 통화 훨씬 전부터 이를 매우 잘 알고 있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