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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도 서울도 ‘슈퍼매치’도…기로에 선 어린이날 빅뱅

입력 | 2019-05-04 06:14:00

5일 오후 4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시즌 첫 맞대결



예년만 못하다는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있는 슈퍼매치다.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꽃은 시들 수밖에 없다. © News1


“공격은 3명인데 수비가 6~7명이면 골이 터질 확률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2018년 4월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 FC서울,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시즌 첫 ‘슈퍼매치’의 90분 양상이 대부분 이랬다. 득점이 나오기 힘든 내용이었고 결과도 0-0이었다.”

“두 팀의 방점이 비슷하게 찍혀 있던 경기다. 이기는 것보다는 지지 않는 것에 주력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각자 ”저쪽이 더 수비적이었어“라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입으로는 싸우자 해놓고 서로 꽁무니를 뺐던 것은 다르지 않다. 웅크리고 나오지 않은 쪽이나 옆으로 공만 돌리던 쪽이나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은 매한가지다.” - 이하 중략

지난해 4월8일 열린 수원과 서울의 시즌 첫 맞대결을 지켜본 뒤 작성한 기사다. 언제 어느 때고 큰 기대를 모으는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 ‘K리그 대표 콘텐츠’는 그렇게 실망감만 전했다. 비단 그 경기만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언젠가부터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는 슈퍼매치다. 이런 흐름이라면 공들여 키운 꽃이 시들어버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2019년 첫 슈퍼매치는 달라야한다.

수원과 서울, 서울과 수원이 어린이 날인 5일 오후 4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하나원큐 K리그1 2019’ 10라운드에서 충돌한다. 이번 대결은 양팀의 87번째 맞대결로 흥미롭게도 지금까지 역대전적이 32승22무32패로 똑같다. 라이벌다운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데 우위를 점하는 팀이 나올 수도 있는 대결이다.

볼거리가 많다. 서울로 돌아온 최용수 감독과 수원의 지휘봉을 새로 잡은 이임생 감독 체제 아래서 펼쳐지는 첫 슈퍼매치다. 어렸을 때부터 동고동락했던 두 친구가 웃음기 싹 빼고 정면충돌한다. 두 감독 공히 지난 1일 마련된 미디어데이 때 “팬들을 위한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적으로 만나는 제자와 스승의 조우도 흥밋거리다. 3년 만에 다시 슈퍼매치에 나서는 최용수 감독으로서는 옛 제자였던 데얀이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서울의 골문을 노리는 모습을 경험해야한다. 최 감독 스스로도 “상상하지도 못했다. 데얀이 몰래 (수원으로)가 불쾌하다”는 농담으로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전한 바 있다.

이런저런 부수적인 요소들이 많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다. 슈퍼매치는, 자칫 패한다면 큰 악영향을 주지만 반대로 잡아내면 단순한 1승 이상의 효과를 불어 넣는다. 도전해볼 가치가 충분한 경기다.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서울은 지난달 28일 전북 원정에서 1-2로 석패했다. 아직 4위(5승2무2패 승점 17)지만 또 패한다면 타격이 크다. 홈팀 수원은 더 간절하다. 최근 3경기에서 2무1패 승리가 없는 수원은 2승3무4패 승점 9점으로 12개 클럽 중 10위로 떨어져 있다. 반전이 필요하다. 수원이나 서울 모두 중요한 기로다.

앞서 설명했듯 ‘슈퍼매치’라는 브랜드도 기로에 서 있다. 과거에는 ‘믿고 보던 슈퍼매치’였는데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혔던 경기들이 꽤 많다. 앞서 설명했던 경기도 그중 하나다. 더 이상 발등을 찍히면 아예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

최용수 감독은 “책임감을 느낀다. 슈퍼매치가 너무 결과만 신경 쓰다 보니 이전보다 재미가 반감되지 않았나 싶다”면서 “팬들을 위해 골을 많이 내고, 팬들이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의 경기를 하고 싶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이임생 감독도 “ 팬들에게 즐겁고 기쁨을 줄 수 있는 퍼포먼스가 나와야 한다. 최용수 감독이 지난번 전북전에서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공격적으로 나왔는데 우리가 그런 마인드로 경기를 한다면 팬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경기가 펼쳐지는 날이 어린이날이다. 경기장에서 또 TV로 ‘슈퍼매치’를 지켜볼 미래의 열성 축구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한 의미 있는 격돌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멋진 경기’보다 좋은 홍보는 없다.

(서울=뉴스1)